포스코 광양제철소 인근에 소재한 한 협력업체 영업팀장은 포스코 포항 본사의 강건재 그룹(분야) 임직원들이 올 때 마다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 협력업체는 포스코 광양과 포항제철소에서 철판을 받아 관련 제품을 생산하는?중견업체다.
포스코 임직원들이 내려오는 날이면 의례적으로 교통비부터 식사접대, 골프접대, 숙소접대까지 1박2일 동안 많은 걸 챙겨야 한다. 과거엔 저녁 술자리?접대까지 했지만 2014년 이 모 그룹장이 해당 문제로 권고사직을 받은 이후 사라졌다. 하지만 골프접대를 포함해 한 번 방문에 수백만원 이상 뒷돈을 챙겨주는 행태는 여전하다는 게 포스코 협력업체들의 귀띔이다.
‘구시대 유물’로 치부되던 뇌물과 골프접대가 적어도 포스코에선?아직 사라지지 않고 있음이 경찰과 검찰?수사에서 드러났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경북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6시쯤부터 포항제철소에 수사관 10여명을 보내 하청업체 납품 비리 의혹과 관련해 임직원 여러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문서 등을 압수했다.?
1월과 3월에 이어 올들어서만 세번째 압수수색이다. 1월엔 경찰이 포항제철소 2코크스 공장의 타일 시공 과정에서 하청업체와 부당 거래한 혐의가 포착돼 포스코 공장장 등 임직원 3명을 조사했다.?3월에는 대구지검에서 검사와 수사관 6~7명을 보내 포항 본사 투자엔지니어링실과 포항제철소 등 4곳을 압수수색했다.
투자엔지니어링실은 공장을 짓는데 필요한 설계나 설비를 발주하고 구매하는 부서다. 당시 압수수색은 포스코와 협력업체 사이에서 벌어진 금품수수 비리 의혹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차원 수사 필요"
협력업체에서 금품을 받는 포스코 임직원들의 비리가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어 최정후?회장이 그토록 강조해 온 윤리경영이 무색하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대구지법 형사항소1부(최종한 부장판사)는 올 1월2일 협력업체 등록 대가로 금품을 받아 배임수재 등의 혐의로 기소된 포스코 전 직원 A(51)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보다 높은 징역 1년4월에 추징금 4000만원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1년에 추징금 4000만원을 선고한 바 있다.
법원에 따르면 A씨는 2017년 기술력이 떨어지는 업체를 포스코 협력업체 풀에 등록해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편의를 봐주고 9000여만원 상당의 외제 승용차와 현금 4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재판부는 "피고인으로 인해 포스코의 거래 청렴성이 침해됐고?우수한 자원과 기술을 가진 다른 업체가 포스코 거래업체로 선정되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어 원심이 선고한 형량은 가벼워 보인다"고 판결했다.
이보다 앞서 대구지법 형사5단독(김형한 부장판사)는 2019년 12월5일 하도급 공사 알선 대가로 돈을 받아 배임수재로 기소된 포스코 광양공장 부장 A씨(61)에 대해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4800만원을 선고했다.
2019년 9월27일에도 대구지법 형사11부(김상윤 부장판사)는 협력업체로부터 공사 수주 편의 대가로 돈을 받아 배임수재 등의 혐의로 기소된 포스코 구매 담당 직원 A(30)씨에게 징역 4년에 추징금 4억8200여만원을 선고했다.
2019년 7월8일에도 대구지법 형사1단독(주경태 부장판사)는 공사 수주 편의를 봐달라는 청탁과 함께 금품을 주거나 받아 배임증재·배임수재 등의 혐의로 기소된 포스코 협력업체 직원 A(56)씨에게 징역 1년에 추징금 2억7300만원을 선고하는 등 최근 포스코 임직원들의 비리가 끊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포스코 관계자는?"경찰 수사중인 사안에 대해 언급할 수 있는 사항이 없으며 최근 협력업체 골프접대 등과 관련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