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 4시쯤 인천시 부평구 갈산동의 한 아파트 수돗물에서 유충이 대량으로 발견된 모습. /사진=뉴시스(독자제공)
인천 서구 수돗물에서 깔따구 유충이 발견됐다는 증언이 잇따라 나오고 있는 가운데 주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15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지난해 붉은 수돗물 사태로 곤욕을 치른 인천 서구를 비롯해 부평구에서도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됐다는 민원이 제기됐다.
인천 서구지역에선 주로 정수장에서 직접 수돗물을 공급받는 왕길동과 당하동 등 저층 빌라에서 발견됐으며 지난 9일부터 20여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또 이날 부평구 갈산동의 한 아파트 수돗물에서 유충이 나왔다는 민원이 제기됐다.

전날 인천 강화지역 한 맘카페에는 '강화도도 수돗물 유충이 나왔어요'라는 제목의 글과 사진이 게재됐다. 이 글 게시자는 "인천 수돗물에 유충 나왔다는 뉴스를 보자마자 확인해보니 유충이 발견됐어요"라면서 "소름이 돋고 순간적으로 소리를 질렀다"고 설명했다.


상수도사업본부 등에서 즉시 현장점검을 실시한 결과 발견된 유충은 깔따구류의 일종인 것으로 확인됐다. 깔따구 유충은 작은 구더기 모양으로 몸빛깔은 녹색·흰색·붉은색이다. 진흙이나 연못 등의 물속 또는 썩어가는 식물체에서 살면서 유기물을 섭취하는 동시에 곤충과 물고기의 중요한 먹이가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5월 발생한 '붉은 수돗물' 사태 이후 인천시 공촌저수장은 '침전-여과-소독' 등의 절차를 거치는 고도정수처리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중 '활성탄 여과지' 절차는 모래를 사용하기 때문에 깔따구 유충이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인천시는 신고가 접수된 지역 3만6000여 세대에 수돗물을 직접 마시는 것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백순영 가톨릭의대 미생물학교실 교수는 16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활성탄 여과지는) 물탱크에서 활성탄으로 불순물을 걸러내는 방식"이라며 "활성탄 여과지 자체가 공기 중에 노출이 되고 있고 벌레가 들어올 수 있는 환경이라면 깔따구가 알을 낳아 유충이 대량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대부분의 정수장들은 지하에 있거나 방충이 되는 등 안전하게 되어 있는데 (인천시의 경우) 설계나 운영 상에서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라며 "깔따구는 성충인 경우 접촉하게 되면 피부염 등이 일어날 수 있어 인체에 꼭 무해하다고 볼 수 없고 (수돗물에 나와서는) 당연히 안 된다"고 비판했다.

백 교수는 "여름철이 되면 유충같은 것들이 굉장히 많아지기 때문에 (다른 지역 수돗물에도 유충이) 혼입될 수 있는 가능성은 있다"라며 "사태에 대해 원인 조사를 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