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하남시 광암아리수정수센터의 모습. 환경부는 일반 정수처리장 435개소에 대해 이번주 내로 전수조사를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사진=뉴스1
전국 각지 정수장에서 발견된 수돗물 유충의 원인으로 '활성탄'이 지목됐다. 오염물질을 더 잘 거르기 위해 깔아둔 활성탄이 오히려 유충들의 번식을 부추기는 결과를 낳았다는 분석이다.
환경부는 21일 전국 49개 고도처리 정수장을 점검한 결과 인천 공촌·부평, 경기 화성, 김해 삼계, 양산 범어, 울산 회야, 의령 화정 등 7개 정수장에서 유충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고도처리 정수장은 일반 정수처리장과 달리 활성탄이 설치된 정수장이다. 다른 정수처리장처럼 혼화→응집→침천→여과→소독의 과정을 거치지만 마무리 단계인 여과 부분에서 입상활성탄 공정 등을 추가해 여과 단계를 더 촘촘히 메운 것이 특징이다. 입상활성탄은 활성탄을 바닥에 깐 수조다.


활성탄은 목재, 톱밥, 야자껍질, 석탄 등을 태운 뒤 흡착력을 증대시키는 과정을 거쳐 생산한 흑색 탄소 물질로 숯과 비슷하다. 정수처리공정으로 생산된 처리수를 입상활성탄에 넣고 한번 더 거르면 표준처리공정에서 제거하기 어려운 미량유해물질도 없앨 수 있다. 국내 고도처리 정수장에선 주로 수돗물 맛냄새 물질 제거 용도로 활용하고 있다.

활성탄이 유해물질을 거르기 위한 생물막을 형성하려면 시일이 걸린다. 역세척 주기가 최대 30일인 이유다. 반면 활성탄 대신 모래 여과지를 사용하는 일반 정수처리장은 역세척 주기가 1~2일이다. 생물막과 긴 세척 주기 때문에 고도처리 정수장은 유충이 번식할 수 있는 좋은 조건을 갖췄다.

다만 환경부는 활성탄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미량유해물질 제거 능력이 뛰어나 고도처리 정수장을 굳이 축소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 49개 고도처리 정수장 가운데 42개 정수장에선 유충이 발생하지 않았다.


환경부는 활성탄에서 부화한 유충이 세척 과정에서 제대로 제거됐는지 등은 조사 중에 있다. 신진수 환경부 물통합정책국장은 "시설을 누가 운전하느냐에 따라 관리 등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