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이 오는 25일 취임 1주년을 맞는다.
윤 총장은 '기수 파괴' 파격 발탁에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우리 윤 총장님"이라고 불리며 누구보다 화려하게 총장직을 시작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도 지난해 7월 열린 윤 총장 청문회에서 "국민과 함께하는 검찰로 거듭날 적임자"라며 윤 총장을 치켜세웠다.
그러나 조국 전 법무부장관 일가 수사로 정권과 마찰을 빚기 시작한 윤 총장은 1년이 지난 지금, 검언유착 사건에 이르러 사상 처음으로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권을 수용하며 수세에 몰린 상황이다.
울산시장 선거개입·하명수사 의혹 등 주요 수사가 답보에 빠지고, 여권의 압박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태에서, 향후 권력형 비리 수사를 어떻게 지휘하느냐가 윤 총장 입지를 결정하게 될 전망이다.
윤 총장은 지난해 취임사에서 "권력기관의 정치·선거개입, 불법자금 수수, 시장 교란 반칙행위, 우월적 지위의 남용 등 정치 경제 분야의 공정한 경쟁질서를 무너뜨리는 범죄에 대해서는 추호의 망설임도 없이 단호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윤 총장이 조 전 장관 일가 의혹을 수사하고, 울산시장 선거개입·하명수사 의혹과 관련해서는 청와대 압수수색까지 시도하는 등 강도높은 수사를 진행하자 여권과의 사이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또한 윤 총장은 지난해 인사에서 자신의 측근인 특수부 검사들을 전진 배치하면서 검찰 내부에서도 일부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에 법무부는 올해 상반기 인사에서 윤 총장의 측근들을 좌천시키는 등 수족자르기에 나섰다.
윤 총장은 개인사로도 홍역을 치렀다. 배우자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과 장모 최모씨의 파주 의료법인 관련 사기죄 및 의료법 위반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최씨가 300억대 통장잔고증명서를 위조한 혐의로 불구속기소되고, 부인 김씨에 대한 고발은 각하됐다. 그러나 추 장관이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최씨에 관한 자료를 읽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되며 뇌관이 남아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결정타는 윤 총장의 측근인 한동훈 검사장이 연루된 이른바 '검언유착' 사건에서 터졌다. 검언유착 의혹은 채널A 이동재 전 기자가 현직 검찰 간부와의 친분을 내세워 취재원에게 여권 인사 비위 제보를 압박했다는 의혹이다.
윤 총장은 이 사건 관련 수사 지시를 대검 부장회의에 일임했다가 이 전 기자 측 진정을 받아들여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을 결정했다. 그러자 윤 총장이 '측근 감싸기'를 위해 사건 판단을 외부로 서둘러 넘겼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수사팀은 자문단 소집 결정을 통보받지 못하고 철회를 건의하는 등 대검과 마찰을 빚었다.
추미애 장관은 수사팀의 손을 들어주며 헌정 사상 2번째로 수사지휘권을 행사했다.
추 장관은 지난 2일 전문수사자문단 심의 절차를 중단하고, 수사팀의 수사 독립성 보장 및 결과만 총장에게 보고할 것을 지시했다.
윤 총장은 전국 검사장 회의를 소집하고 장고에 들어간 끝에 '형성적 처분'에 따라 지휘권 상실이 발생했다는 논리를 내세우며 사실상 지휘권 행사를 수용했다.
이 결정으로 법무부와 검찰 갈등은 일단 봉합됐지만, 총장의 입지는 큰 타격을 입었다.
현재 윤 총장은 두문불출하며 공식석상에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르면 다음주부터 잇달아 발표될 검찰 인사에서도 총장의 의사는 반영되지 않을 것이란 추측이 많아 인사 후에는 총장이 완전히 고립무원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또 다음달 시행을 앞둔 검경수사권 조정 관련 시행령 잠정안에 검사의 수사개시 범위를 대폭 줄이고, 주요사건 수사개시 때는 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는 등 정치권의 검찰 힘빼기도 계속되고 있다.
반면 검찰 안팎의 압박이 강해질수록 야권 대선 후보로도 거론되는 윤 총장의 여론조사 지지율은 높아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 20일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실시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조사에서 윤 총장은 14.3%로 전체 3위, 야권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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