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류석우 기자 = 초유의 '지휘권 발동'을 부른 '검언유착' 의혹과 관련해 검찰수사심의위원회(심의위)가 이동재 전 채널A 기자는 수사를 이어가고 기소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한동훈 검사장에 대해선 수사를 중단하고 불기소할 것을 권고했다.
심의위에서 한 검사장의 손을 들어주면서 한 검사장과 이 전 기자의 공모관계 입증에 자신을 보였던 서울중앙지검 수사팀과 검언유착 의혹과 관련해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던 추미애 법무부 장관도 비판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심의위는 24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15층 회의실에서 오후 2시부터 오후 8시40분쯤까지 약 6시간40분 동안 현안위원회(현안위) 회의를 진행한 뒤 한 검사장에 대한 수사중단과 불기소를 의결했다.
사실상 한 검사장과 이 전 기사 사이에 공모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결론을 내린 것이다.
위원 15명은 이 전 기자에 대한 수사 계속 여부와 기소 여부, 한 검사장에 대한 수사 계속 여부와 기소 여부 등 4가지 사안에 대해 투표를 했다. 이 전 기자의 경우 수사 계속에 찬성한 위원은 12명, 공소제기에 찬성한 위원은 9명이었다.
한 검사장에 대해선 수사 중단에 투표한 위원이 10명, 불기소를 해야 한다는 위원이 11명으로 3분의 2가 넘는 위원들이 한 검사장에 대한 수사가 적절치 못하다고 봤다.
이날 심의위에 참석한 사건관계인 등에 따르면 위원들은 한 검사장과 이 전 기자와의 공모관계 부분과 관련해 여러 질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 측은 이 전 기자가 이 전 대표에게 보낸 편지에 적힌 대로 남부지검의 수사가 진행됐으며, 이는 한 검사장이 이 전 기자에게 수사 내용을 흘렸기 때문이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반면 한 검사장 측과 이 전 기자 측은 단순한 덕담일뿐 공모관계가 성립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기자 측은 질의응답 과정에서 부산 만남의 대화 취지와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사유, MBC 몰카에 대한 사전 인지 여부 등의 질문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심의위에서 한 검사장의 손을 들어주면서 한 검사장에 대한 향후 수사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심의위에서 한 검사장에 대한 불기소와 수사중단까지 권고하면서 수사도 진행하기 부담스러운 상황에 놓인 것이다. 수사팀은 검언유착 의혹이 불거진 지 약 4개월 만인 지난 21일에야 한 검사장을 소환해 조사를 벌인 바 있다.
앞서 이 전 기자 측은 지난 2월13일 부산고검에서 한동훈 검사장과 나눈 대화 녹취록 전문을 공개했다.
서울중앙지검은 녹취록이 공개된 이후에도 "범죄혐의 유무는 특정 녹취록만이 아니라, 지금까지 확보됐거나 앞으로 수집될 다양한 증거자료들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수사팀이 언론에 공개되지 않은 중요 증거를 확보했다는 이야기도 나왔으나, 이날 심의위에서 한동훈 검사장에 대한 수사중단 및 불기소 권고가 나오면서 수사팀이 이들의 공모관계를 입증하기엔 증거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 2일 검언유착 의혹 사건과 관련해 윤석열 검찰총장이 소집을 결정한 전문수사자문단 절차를 중단하라며 지휘권을 발동한 추 장관도 야당 등의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추 장관은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대검 등의 지휘를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수사하며 결과만 검찰총장에 보고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사실상 윤석열 검찰총장이 검언유착 의혹 수사에서 손을 떼라는 의미였다. 윤 총장은 검사장 회의까지 열며 의견을 수렴했지만 결국 추 장관의 지휘를 수용했다.
지청장 출신 한 변호사는 "현재 공개된 증거로는 한동훈 검사장의 공모관계를 입증하기엔 당연히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향후 수사에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심의위 의결 결과가 나오자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즉각 입장문을 내고 "심의위에서 수사중단 및 불기소 의견을 의결한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지금까지의 수사내용과 이 전 기자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취지, 심의위 의견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수사 및 처리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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