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오는 30일로 예정된 검찰인사위원회가 잠정 연기된 가운데, 윤석열 검찰총장을 겨냥한 법무부와 여당의 '검찰 힘 빼기'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7일 법무·검찰개혁위원회(검개위)가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하는 취지의 권고안을 내놓은 데 이어 이르면 이번주 안으로 검찰 수사 권한이 대폭 축소된 검경수사권 조정안이 윤곽을 드러낸다.
검경수사권 조정 시행령안이 공개될 경우 시행에 앞서 이뤄지는 각계 의견 수렴 절차 및 후속 조치에 따라 검찰 조직 개편 논의가 불가피해진다. 여기에 맞춰 법무부는 총장의 '참모진'이라 할 수 있는 대검의 중간간부급 중 일부 직위를 폐지하고 형사·공판송무부의 기능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경수사권 조정 시행을 위한 검찰 조직 개편 논의 및 인사 이동이 릴레이식으로 이어지고 검개위 권고안을 받아들여 관련 법 개정까지 추진된다면 윤 총장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 밖에 없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오는 30일 오전 10시 정부과천청사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던 검찰인사위를 잠정 연기했다. 당초 검찰 고위간부의 승진·전보인사를 논의하기로 했으나 30일 인사위가 연기됨에 따라 고위간부 인사는 이르면 8월 중에나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검찰 고위직 검사들의 사표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인사위가 돌연 연기된 이유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인사위가 연기된 것은 사실이다"면서 "다만 수사권조정 때문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앞서 윤 총장의 측근인 조상준 서울고검 차장검사를 포함, 윤 총장 기수에 가까운 선·후배 고위 간부들이 줄지어 사표를 제출했다. 이들이 나가며 생긴 11석의 자리에는 윤 총장과 가까운 특수통 검사들 대신 추 장관이 발탁한 형사·공판 경력 위주의 새 인물들이 포진될 것이란 예상이 나왔다.
사건 수사 및 검찰 인사에 대한 총장의 역할을 줄이고 검찰 조직의 권한을 축소하려는 법무부와 여당의 '강공 드라이브'도 동시 진행 중이다.
지난 27일 법무부 산하 검개위에서 검찰총장의 구체적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폐지하고 권한을 일선 고검장들에 나눠주라는 권고안을 낸 게 대표적이다. 검개위는 법무부장관이 검찰 인사를 할 때 총장 대신 검찰인사위의 의견을 청취하라는 권고도 내놨다.
앞선 1월 인사에서 추 장관이 윤 총장의 의견을 듣지 않고 인사를 단행해 검찰청법 위반이라는 비판을 받자 아예 법을 고치는 방안을 제시한 셈이다. 이번 인사에서도 추 장관은 지금까지 대검 측에 의견을 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총장의 권한 축소를 골자로 한 검개위의 권고안에 법무부는 전날 "긍정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같은 날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검찰총장을 장관급이 아닌 차관급으로 대우하고 총장이 검사 인사에 의견을 제시한다는 규정을 삭제한 검찰청법 개정안을 발의하며 힘을 보탰다.
특히 이르면 이번주 안으로 발표되는 검경수사권 조정 관련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 시행령은 '검찰 힘 빼기' 작업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검경수사권 조정 시행령은 최근 청와대가 잠정안을 법무부 등 관련 부서에 전달하고 추 장관과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이 조율에 나선 것으로 전해지면서 막바지 작업에 돌입했다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해당 시행령은 지난 2월4일 공포돼 다음 달 초 시행될 수 있었다. 하지만 검찰의 수사 개시 범위, 시행령에 없는 주요 범죄 수사 시 법무부장관의 승인을 거치도록 한 조항 등을 둘러싸고 논란이 계속돼 세부 논의가 이어졌다.
이에 맞춰 법무부는 대검 조직을 축소하는 직제개편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총장과 일선 검찰을 연결하는 기획관·정책관·선임연구관 등의 차장검사급 직위를 없애는 대신 경찰 송치 사건을 지휘·감독하는 형사부와 공판송무부에 조직과 인력을 집중시키는 방안이다.
검경수사권 조정 시행령은 40일 간의 입법예고 기간을 거쳐 이르면 9월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검경수사권 조정 후속조치의 진행 상황에 따라 법무부에서 검찰 인사 및 대검 직제 개편의 시기를 조정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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