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최재형 감사원장이 청와대와 넉 달째 공석인 감사위원 인선 문제로 갈등을 빚는 가운데, 최 원장이 추천한 판사 출신 인물은 청와대 인사 검증 단계에서 탈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적격 판정 이유는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다주택자라는 점이 고려됐을 것으로 보인다.
여권 관계자 등에 따르면 청와대는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과 최 원장이 추천한 판사 출신 A씨를 대상으로 감사위원 인사 검증을 했으나, A씨는 부적격으로 판단하고 김 전 차관 제청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 원장이 김 전 차관 제청을 거부하면서 감사위원 공백 상태가 넉 달째 이어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 원장은 전날(2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임명권자와 협의하고 제청하는 것이 순리"라면서 "중립적이고 직무상 독립적으로 할 수 있는 분을 제청하기 위해 현재도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에서 감사위원으로 내정한 인물이 중립적이지 않다고 판단되면 제청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김 전 차관은 지난 2018년 6월부터 1년10개월간 문재인 정부 두 번째 법무부 차관을 지내면서 검찰 개혁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결국 한국수력원자력의 원자력발전소 월성1호기 조기폐쇄 타당성에 대한 감사 문제로 빚어진 여권과 감사원 간 갈등이 감사위원 인선을 계기로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감사위원(차관급)은 감사원장과 함께 감사 사항을 최종 의결하는 감사원 최고위 협의체 '감사위원회'를 구성한다. 현재 다섯 명의 감사위원은 모두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됐다.
최 원장은 법조인 출신 몫의 감사위원에 '중립적' 성향의 인물이 와야 한다고 보고, 최 원장이 판사 시절 함께 근무한 경험이 있는 A씨를 추천했으나 청와대 인사 검증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다주택을 보유한 점이 문제가 됐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게재된 관보에 따르면, A씨는 서울 서초구 등 수도권에만 다섯 채의 아파트를 보유했다.
정부는 부동산 정책의 신뢰를 담보하기 위해 고위 공직자의 다주택 처분을 강력하게 권고하는 상황이다. 특히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2일 비서관급 이상 고위직 참모 중 다주택자는 이달 말까지 실거주 1주택을 남기고 처분하라고 권고했다.
'다주택 보유'가 고위 공무원 인사검증의 기준 중 하나로 간주되는 상황에서 아파트를 다섯 채나 보유한 A씨의 감사위원 임명은 어려웠을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청와대는 감사위원 임명이 지연되는 사태에 대해 다소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감사위원 임명권은 대통령에게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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