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는 유통업계 흐름을 완전히 바꿔 놨다. 언택트(비대면) 소비가 늘면서 온라인 유통업체가 몸집을 키운 반면 오프라인 업체들은 생사 기로에 섰다. 오프라인 점포는 하나둘 문을 닫고 관련 종사자는 자취를 감췄다. 코로나19가 국내에 상륙한 지 200일 동안 벌어진 오프라인 유통업계 변화를 추적했다.
대형마트 몰락 부추긴 코로나19
유통업계 지각변동은 숫자로 확인된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는 2월부터 매출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최신 집계인 지난 6월 동향에서도 전체 오프라인 유통업체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3% 감소했다. 반면 온라인 유통업체 매출은 15.9% 늘며 5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 결과 1분기 이마트 할인점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각각 2.1%, 24.5% 감소했다. 롯데마트는 온라인 매출이 42.5% 증가했지만 오프라인 감소세로 인해 전체 매출이 6.5% 줄었다.
2분기엔 실적이 더욱 악화됐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대형마트가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처에서 배제되고 정부 주도 특별 할인행사인 동행세일 기간에 두 차례 의무휴업으로 타격을 입은 까닭이다. 실제로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 4월 대형마트 성장률은 -1.0%였으나 재난지원금 사용이 본격화된 5월에는 -9.7%로 더 악화됐다.
문 닫은 면세점, 사라진 직원들
면세업계 상황은 이보다 심각하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되기 전인 1월 면세점 매출은 2조247억원이었으나 2월 1조247억원, 3월 1조873억원 등으로 크게 감소했다. 이어 4월에는 9867억원으로 바닥을 치면서 월 매출 1조원대 벽이 4년 만에 처음으로 깨졌다.
대형 3사 실적도 참담한 수준이다. 호텔신라는 1분기 면세점 부문에서만 영업손실 490억원을 기록해 20년 만에 적자를 냈다. 신세계면세점도 1분기 32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롯데면세점은 간신히 적자를 면했으나 1분기 영업익이 4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96% 급감했다.
아예 면세사업을 접은 곳도 있다. 중견 면세사업자 에스엠면세점은 지난 3월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을 접었고 조만간 인천공항에서도 철수할 방침이다. 모회사인 하나투어의 실적이 전년대비 약 98% 감소하자 사업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면세사업에도 칼을 댄 것이다.
“허리띠 졸라 매자”… 위기 탈출 총력
롯데마트도 당초 3~5년간 순차적으로 진행하려던 구조조정 일정을 앞당겼다. 지난 5월부터 경기 양주점과 충남 천안아산점, 경기 VIC신영통점 등을 차례로 정리했고 올해 안에 총 16개 매장을 정리할 계획이다. 롯데마트 임원도 지난 3월 연봉을 20% 삭감했으며 지난달에는 창사 이래 처음 전 직원을 대상으로 무급휴직을 시작했다.
하지만 일시적인 행사로 면세점 업황을 돌려세우기는 힘들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면세점 매출의 50%를 차지하는 화장품과 담배는 행사 대상에서 제외됐고 내수 판매 기간이 10월29일까지로 한시적이라는 점에서 단기 처방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 감면도 아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공항공사는 코로나19 사태로 올해 3~8월 공항 면세점 임대료를 50% 감면해주기로 했다. 이에 따라 2분기에 각각 ▲롯데 300억원 ▲신라 520억원 ▲신세계 546억원의 감면 혜택을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는 업계 매출 감소분과 비교할 때 미미한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재고 면세품 할인 행사로 유동성이 나아졌으나 실질적인 이익은 크지 않다”며 “여전히 매출은 코로나19 사태 이전 대비 반토막 수준에 불과하다. 완전히 종식되지 않는 이상 앞으로도 손실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