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미성년자의 임대사업자 등록을 막기 위한 관련 법안들이 줄줄이 통과됐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갓난아기부터 고등학생까지 즐비… ‘편법 증여’ 수단 악용 지적

전국에 임대사업자로 등록된 미성년자가 수두룩하다. 갓 태어난 아기부터 초등학생, 중·고등학생 등 연령대별로 다양하다. 혹자는 “그게 뭐 어때서”라는 반응을 보이지만 ‘편법 증여’와 ‘불법 차명 임대사업’의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커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인식된다.

이 같은 미성년자의 임대사업자 등록을 막기 위해 지난 4일 국회 본회의에서 관련 법안들이 줄줄이 통과됐다. 이에 따라 미성년자의 임대사업자 등록은 앞으로 원천 차단될 것으로 보이지만 해당 법안 시행일이 오는 12월10일인 만큼 일부 다주택자의 법망을 피한 ‘편법’ 행보는 남은 4개월 동안 계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우리 집주인이 2살이라니”

전국 곳곳에 미성년 임대사업자가 200명 넘게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용호 무소속 국회의원(남원·임실·순창)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 5월 기준 국내 미성년 임대사업자는 총 229명으로 이들이 가진 주택 수는 총 412채다.

미성년 임대사업자 중 가장 많은 주택을 가진 사람은 11세 어린이로 총 19채를 등록했다. 3채 이상을 보유한 미성년자 총 27명 중 70%를 넘는 19명이 서울 거주자이고 이중 단 4명을 제외한 15명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에 거주 중이다.

이 중에는 지난해 태어난 2살 아기도 포함돼 올해 전국에서 가장 어린 임대사업자에 이름을 올렸다. 인천시 남동구에 사는 이 아기는 태어난 해를 넘기기도 전인 지난해 12월 주택 1채를 등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미성년 임대사업자는 2017년 12월 임대주택 활성화 방안 발표 이후 급증했다. 2014년 22명, 2016년 61명이었던 것이 2018년에는 세자릿수인 179명으로 급증했고 이후 2년 사이에 다시 50명이 더 늘었다.

이 의원은 “집주인이 갓난아기, 초등학생이면 임차인이 얼마나 황당하겠냐”며 “사업주체가 될 수 없는 아이들을 임대사업자로 등록한 것 자체가 주택시장 교란행위”라고 지적했다.
지난 4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미성년자의 임대사업자 등록을 막기 위한 관련 법안들이 줄줄이 통과돼 논란을 잠재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은 서울시내 한 아파트 밀집 지역. /사진=뉴시스 DB

◆법 통과 됐지만 시행은 12월

임대사업 제도가 탈세나 편법 증여 수단으로 악용되면서 미성년 임대사업자 등록 금지를 담은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지난 4일 국회에서 통과됐다.
그중에서 눈에 띄는 신설 조항은 ‘미성년자는 임대사업자로 등록할 수 없다’는 항목이다. 이른바 ‘부모찬스’라는 명목으로 유치원도 안간 유아나 초등학생, 중·고등학생 등이 임대사업자로 등록되는 사례는 그동안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졌다. 지난 1994년 임대사업자 등록 제도가 도입된 이후 나이로 소득 수준을 파악하거나 임대사업 능력 등을 심사하고 거르는 장치가 전혀 없었기 때문.

이에 미성년자에게 허용된 임대사업자 등록 제도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거론됐다. ‘편법 증여’와 ‘불법 차명 임대사업’의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번 법안 통과로 미성년자의 임대사업자 등록은 원천 봉쇄될 것으로 보이지만 해당 법안 시행일이 오는 12월10일인 만큼 일부 다주택자의 법망을 피한 ‘편법’ 행보는 남은 4개월 동안 계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 의원은 “그동안 제도적인 허점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고 법을 악용해 금수저들의 부의 대물림 행태로 이어졌다”고 짚었다. 이어 “2살 아기가 성년이 돼 미성년 임대사업자가 자연 소멸할 때까지 마냥 기다릴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사업소득에 대해 중과세하고 보유세를 강화하는 제도 개선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