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76석 거여(巨與)의 사령탑을 맡은 지 100일째다. 21대 국회 원구성부터 시작해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 부동산 관련 입법 처리를 위해 숨 가쁘게 달려왔지만 김 원내대표가 앞으로 걸어가야 할 길은 마냥 꽃길만은 아니다.
'독주'라는 여론의 비판을 끊어내며 남아있는 개혁 입법을 추진해야 하는 데다 하락세인 당 지지율까지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김 원내대표는 취임 직후 목표 과제로 여야 협치를 위한 제도적 틀을 제시할 정도로 야당과의 소통을 강조해왔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당내 온건파로 평가받았기에 기대감도 컸다.
하지만 원구성 협상부터 김 원내대표는 '독주'라는 꼬리표를 달고 달려와야 했다. 산사를 잠행하던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를 직접 찾아가 설득하는 등 나름 노력을 기울였지만 야당과 대화의 물꼬는 트는 데는 실패했다.
김 원내대표는 원구성 협상 당시 여야의 절충점을 끌어내기 위해 통합당에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등 핵심 상임위 7개를 양보하는 안 까지 제안했었다. 이를 놓고 이해찬 대표에게 "너무 많이 양보한 것 아니냐"는 쓴소리까지 들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통합당이 절충안을 거절하면서 비판을 감내하며 상임위 구성을 마칠 수밖에 없었다. 국회에 계류 중인 3차 추경안을 처리해야 했기 때문이다.
21대 국회 초기부터 '불도저' 이미지로 출발한 김 원내대표에게 부동산 관련 입법은 큰 도전일 수밖에 없었다. 남북관계 경색과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 등 당·청에 악재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부동산 가격 상승을 지켜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김 원내대표 입장에서는 정부의 7·10 대책의 후속 입법을 조속히 처리하는 것이 불가피했다. '또다시 입법독주'라는 비판을 감당해야 했다.
취임 후 100일을 바쁘게 달려온 김 원내대표 앞에 놓인 성적표는 당 지지율 2위 추락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8월 2주 차 정당 지지율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3년 10개월 만에 통합당에 역전당했다.
부동산 시장 안정과 권력기관 개혁이라는 큼직한 과제를 이제 성과로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이 당 안팎에서 계속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지난 100일처럼 야당의 비판을 감내하며 입법을 강행하기도 어려운 상황이 됐다. 민주당의 전통 지지기반인 호남과 진보층에서도 여론이 악화하고 있어서다. 취임 초기 내세운 협치를 통해 개혁 과제를 풀어나가야 하는 게 김 원내대표의 숙제가 됐다.
김 원내대표의 각오는 비장하다. 그는 이날 예정된 취임 기자간담회도 보류하고 수해 복구 등 현안에 집중할 예정이다. 지난 100일보단 앞으로 남은 265일에 힘을 쏟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김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취임 100일과 관련한 어떤 언급도 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