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법무부가 검찰 직제개편안에 대한 대검찰청의 '사실상 반대의견'을 받은지 하루만에 일부 수정된 개편안에 대한 의견조회를 거듭 요청하며 일선에서 형식적 의견청취라는 비판이 나온다.
법무부가 내용이 거의 동일한 개편안을 보내고 몇 시간 안으로 답변을 달라고 하면서 사실상 원안에 가까운 안이 국무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15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법무부는 전날(14일) 대검에 일부 수정된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 조문안을 보내며 당일 의견을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대검이 지난 11일 법무부의 '2020년 하반기 검찰청 직제개편(안)'을 받아 일선청 의견 수렴 뒤 지난 13일 오후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법무부에 낸지 하루만이다. 법무부는 행정안전부에 의견을 전달해야 한다는 이유를 댄 것으로 전해졌다.
행안부는 전날 법무부로부터 의견을 전달받은 뒤 법무부에 공식 의견조회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견조회 기간은 18일까지로, 통상의 절차에 따른다면 이 개정령안은 20일 차관회의를 거쳐 25일 국무회의에 상정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입법예고는 생략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 중간간부 인사도 이 무렵 단행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검찰 내부에선 반발 목소리가 나온다. 해당 개정령안의 제출자가 진영 행안부 장관으로 돼 있어 사실상 잠정 확정된 안을 대검에 통보만 한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다.
이 안은 감찰부 산하에 인권감독과를 설치하려던 방안을 수정해 인권정책관을 신설하고, 그 산하에 인권감독담당관과 양성평등정책담당관을 두고, 형사과의 경우 기존 2개에서 5개로 늘리는 대신 4개로 늘리는 것으로 조정됐다.
다만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을 통합해 수사정보담당관으로 조정하고, 공공수사정책관과 과학수사기획관을 폐지하는 등 검찰총장을 보좌하는 차장검사급 일부 직위를 없애는 내용은 유지됐다.
서울중앙지검의 경우에도 1·2차장에게 편중돼있던 12개 형사부를 3차장까지 확대하고, 공판부(5개)를 1·2차장 산하에 두는 등 분산재배치하는 방안은 그대로다. 방위사업수사부 폐지 방침은 유지하되 올해 말까진 존속하고, 이후 수원지검으로 전담기능을 이관하기로 했다.
이 안엔 형사부를 공판준비형 검사실로 개편하고, '1재판부 1검사 1수사관제'로 공판부 기능을 강화·확대하는 내용 등이 담긴 '검찰 업무시스템 변화' 부분은 포함되지 않았다.
일선에선 거듭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박철완 부산고검 검사(48·사법연수원 27기)는 전날 검찰 내부망에 올린 글에서 "이 안이 최종안이 아니길 기대한다"며 "많은 검사가 각자 경험과 고민을 바탕으로 제출한 의견을 조금이라도 반영해주길 기대한다"고 썼다.
김우석 정읍지청장(46·31기)도 "예민하게 대두된 대검 개편 이슈를 이리 급박하고 급격하게 밀어붙이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그저 멍해진다"며 "솔직히 조직개편안을 검토하고 싶은 마음도 들지 않았다. '의견내면 뭐하나' 생각이 들었던 까닭"이라고 토로했다.
다만 법무부가 수정안을 만들 여지는 있다. 김태훈 법무부 검찰과장은 검찰 내부망에 지난 13일 "검찰 조직개편 방안, 변화될 업무시스템 방향 등에 대해 검사들과 검찰 구성원들이 다양한 의견을 주면 마땅히 더 고민하고 반영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