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장기집권을 위해 꼼수를 부리고 있다. 그의 6연임을 반대하는 시위대에 루카셴코 대통령은 “권력을 나눌 수 있다”는 뜻을 밝히면서도 “재선거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알린 것. 그가 밝힌 권력 재분배 방법은 수년 이상 걸리는 ‘헌법 개정’이다.
뉴스1보도 및 타스통신, AP 등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간) 루카셴코 대통령은 수도 민스크의 한 공장을 방문해 반정부 시위가 경제를 망치고 있으며 그가 사퇴한다면 나라가 무너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나는 절대로 압력에 굴하지 않을 것"이라며 "공정한 선거를 원한다고? 우리는 선거를 했다. 나를 죽이지 않는 한 새로운 선거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헌법적 절차를 통해 권력을 분배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압력에 굴하거나 길거리를 통해서가 아니라 헌법에 따라 나의 권한을 이관하겠다"고 주장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이후 국영 벨라루스24 방송과의 인터뷰에서는 개헌이 이뤄지면 선거를 새로 치를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새 헌법을 채택할 필요가 있다"며 "국민투표를 통해 이를 승인해야 한다. 그리고나서 원한다면 새 헌법에 따라 의회, 대통령, 지방 선거를 열 수도 있다"고 말했다.
AP는 국민투표를 통한 개헌이 이뤄진 뒤에 대선을 새로 실시할 수도 있다는 주장은 정치적 위기 속에서 시간을 벌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26년째 집권하고 있어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라고 불린다. 그는 지난 9일 대선에서 득표율 80%로 또 다시 재임에 성공했다. 벨라루스 야권과 유럽연합(EU)은 부정 선거가 이뤄졌다고 비판했다.
대선 이후 벨라루스에서는 루카셴코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리고 있다. 16일에는 20만 명 규모의 시위대가 민스크 중심부에 위치한 독립광장 일대에 집결했다.
이번 대선의 야권 후보였던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는 17일 화상으로 성명을 내고 "나는 벨라루스를 진정시키고 정상화시키기 위해 국가 정상으로서 책임을 지고 행동할 준비가 됐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