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현 기자,박주평 기자 = 정세균 국무총리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를 맞은 18일 "대통령님께 부끄럽지 않은 정치인이 되겠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이날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김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 추도식에서 추도사를 통해 "해마다 오늘이 오면 슬프지 않은 적이 없었지만, 올해는 유난히 슬픔이 더 깊다"며 유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한 뒤 이렇게 말했다.
그는 "저 정세균, 정치인으로서 삶의 출발점은 바로 대통령님이셨다. 20여년 동안 대통령님을 모실 수 있었던 것은 저에게 큰 영광이었다"면서 "대통령님 지켜봐주시고, 지혜와 용기를 주십시오"라고 했다.
1978년 쌍용그룹에 입사한 정 총리는 상무로 승진해 재직하고 있다가 1995년 당시 새정치국민회의 총재였던 김 전 대통령의 제안을 받고 정치에 입문했다.
정 총리는 1987년 9월 사면복권된 김 전 대통령이 가장 먼저 5·18 민주묘역을 찾았던 것을 상기시킨 뒤 "대통령님은 피눈물을 자아내고 가슴을 떨리게 한 그 이름 '광주! 무등산! 망월동!'을 외치며, 통한의 눈물을 흘리셨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이 당시 '조국에 대한 나의 뜨거운 열정과 민주주의에 대한 나의 한없는 믿음을 담아, 민중의 서러운 가슴에 흐르는 눈물을 닦아 주겠다. 동트는 민주와 민중의 새벽을 앞장서 열어가겠다'고 민주 영령들과 광주시민을 향해 약속했던 것을 헌정사상 최초로 여야간 평화적이고 수평적인 정권교체로 지켰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또 김 전 대통령에 대해 "오랜 세월 온갖 탄압과 박해에도 불구하고, 화해와 용서의 삶을 사셨다. 진정한 국민통합의 길을 걸으셨다"면서 "한국전쟁 후 50년 만에 처음으로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키셨다. 남녀차별을 비롯한 각종 차별을 바로잡기 위한 제도의 틀도 세우셨다"고 김 전 대통령의 정치적 궤적을 기렸다.
그는 2000년 12월 한국인 최초로 김 전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것을 거론, "민주주의와 인권, 한반도 평화를 위해 한 길을 걸어온 대통령님에 대한 세계인의 보답이었다. 그러한 분이 우리의 대통령이셨다는 사실이 너무도 자랑스럽다"고 했다.
정 총리는 김 전 대통령이 1980년 당시 군사법정에서 최후진술을 통해 '나는 이제 죽지만, 다시는 이 땅에 정치 보복이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고 언급했던 것과 정권교체 후 '우리는 독재를 강요한 제도는 결코 용납할 수 없지만, 독재를 범한 인간은 용서할 수 있다'고 말했던 것을 소개하면서 "대통령님께서는 화해와 용서를 통해 대립과 갈등의 시대를 끝내고, 화합과 통합의 시대를 활짝 여셨다"고 평가했다.
정 총리는 특히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을 마친 뒤 '통일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시간이 걸릴 것이다. 인내심이 필요하고, 또 성의가 필요하다. 쉬운 것부터 하나하나 밟아나가면서 가능한 것부터 풀어나가는 동안에 서로 믿음이 생기고 신뢰가 형성될 것'이라고 소회를 밝힌 것을 언급, "지금 남북 경색 국면에서 가슴 깊이 새겨야 하는 말씀이 아닐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늘 우리는 위기 상황에서 국민을 믿고, 화합을 믿고, 평화를 믿으셨던 대통령님의 신념과 생애를 되돌아보며 각오를 다진다"며 "고난을 딛고 시련을 넘어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가겠다. 국민통합과 화합, 경제회복과 불평등 해소, 한반도 평화를 위해 노력하겠다. 대통령님의 유지를 받들어 '행동하는 양심'으로 살며 지금의 위기를 반드시 이겨내고, 또 한 번의 기적을 만들어내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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