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조2008 SUV 2015년형. 시트 소재 내인화성 문제로 리콜된다. /사진제공=한불모터스
프랑스 푸조·시트로엥·DS의 공식 수입사 한불모터스가 대규모 리콜을 예고하면서 그 배경에 업계 관심이 쏠렸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0일 한불모터스 등 7개사에서 수입·판매한 총 43개 차종 1만9217대에서 제작결함이 발견돼 시정조치(리콜)한다고 밝혔다.

그중 한불모터스에서 수입·판매한 8개 차종 8612대는 한국교통안전공단(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자동차 자기인증적합조사 결과 내장재 안전기준 부적합 사유로 리콜대상에 포함됐다. 좌석과 좌석 등받이 등 소재의 내인화성이 안전기준(매분당 102mm 이하)에 부적합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 내인화성이 부족하면 차에 불이 났을 때 타는 속도가 빨라 위험할 수 있다.


이번 리콜 대상인 8개 차종 중 3개 차종 7821대는 푸조의 소형SUV 2008이다. 2014년 10월 첫 출시 이후 누적 판매량은 8158대로 사실상 국내 수입된 물량 대부분에 리콜을 실시하는 셈이다.

수입차업계에서는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출시 당시엔 문제가 없었더라도 시간이 한참 지난 뒤 이상이 확인될 경우 정부가 요구하는 수준의 시험자료를 새로 제출하는 게 쉽지 않다”며 “한국과 유럽이 각자 중시하는 부분이 달라서 생기는 문제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만약 본사에서 한국 정부의 요구수준에 맞추기가 어렵다고 판단하면 피해를 최소화하는 쪽으로 협상하려는 태도를 보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8년이나 지났는데 왜?




‘2008’과 같은 사유로 함께 리콜되는 차종은 5개 차종 791대다. 대상은 ▲208 1.6 e-HDi(2012년 7월20일~2013년 9월23일 생산) 83대 ▲208 1.6 Blue-HDi(2016년 5월26일~2018년 4월30일 생산) 114대 ▲308 1.5 Blue-HDi(2018년 5월26일~2019년 3월11일 생산) 136대 ▲308 1.6 Blue-HDi(2016년 2월4일~2017년 10월26일 생산) 364대 ▲308 2.0 Blue-HDi(2015년 10월30일~2016년 5월4일 생산) 94대 등이다.

생산된 지 8년쯤 된 차종까지 갑자기 리콜을 실시하는 배경이 뭘까. 이에 국토부는 산하 기관인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자기인증적합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른 것이라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2018년 기준 많이 팔린 차종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2008 시트의) 안전기준에 일부 부적합한 내용을 확인했다”며 “같은 소재를 쓴 차를 일괄 리콜하다 보니 대상 차종과 대수가 크게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리콜을 먼저 진행하고 시정률을 감안해 과징금을 부과할 계획이다.

올해 출시된 신형 푸조 2008 SUV은 상품성을 크게 높인 게 특징. /사진제공=한불모터스

한국은 2003년부터 자동차 제작자 등이 자동차 관련 법규와 안전기준에 적합한지를 스스로 인증해 판매할 수 있는 ‘자기인증제도’를 도입했다. 자동차관리제도는 차를 팔기 전 미리 승인을 받는 형식승인제와 자기인증제도로 나뉜다. 정부는 자기인증적합조사와 제작결함조사 등의 사후관리를 통해 안전운행에 지장을 주는지를 조사하고 제작결함시정(리콜)을 결정하게 된다.
자기인증적합조사는 매년 신규판매되거나 많이 팔린 차종, 기존에 기준적합조사를 받지 않은 차종이 대상이다. 이렇게 선정된 차종은 생산 출고시설에서 무작위로 시험차를 구매해 시행한 뒤 결과를 공개한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자동차회사는 일반적으로 소수 업체로부터 부품을 꾸준히 공급받는 경우가 많아 같은 문제가 대규모로 확산될 수 있다”며 “수년 전 큰 파장을 불러온 다카타 에어백 사건이 대표 사례인데 해당 업체는 결국 파산했고 여전히 리콜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불모터스 관계자는 “푸조-시트로엥 차종은 한 시트에 여러 소재를 복합 사용하는 게 특징인데 일부 소재에서 문제가 생긴 것으로 안다”며 “내인화성을 개선할 수 있는 약품을 시트 천 안쪽에 도포하는 방식으로 리콜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