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무장 흑인에 대한 총격사태로 촉발된 인종차별 반대시위가 전국으로 점차 확대되면서 ‘인종갈등’이 도널드 트럼프 재선 캠프의 ‘흑인표 구애 전략’의 장애물로 떠오르고 있다.
폭력 시위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상반된 대응도 인종 논란을 정치쟁점의 중심으로 이끌 전망이다.
25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토니 에버스 위스콘신 주지사는 이날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사태 진원지인 커노샤에 배치된 주방위군 병력을 기존 125명에서 250명으로 두배 증원했다.
에버스 주지사는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우리는 조직적 인종차별과 불의가 계속되는 것을 허락할 수 없지만, 파괴의 길로 계속 빠져들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23일 커노샤에서 흑인 남성 제이컵 블레이크가 경찰이 쏜 여러 발의 총탄에 맞아 쓰러진 영상이 온라인으로 확산하면서 이틀 밤 연속으로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다.
당시 그가 쓰러진 차 안에 어린 아들 3명이 타고 있었다는 점이 밝혀지며 민심이 더욱 악화한 것이다.
이틀간의 폭력 시위로 수십개 건물이 불에 타고, 다수 점포가 파괴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 블레이크의 부친이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총격 피해자인 아들의 하반신이 마비됐다고 밝혀 시위대의 분노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은 5월25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경찰관이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를 숨지게 한 이후 석달 동안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벌어져 파장이 크다.
블레이크에 대한 경찰 총격에 항의하는 시위 사태는 위스콘신주 커노샤를 넘어 뉴욕, 로스앤젤레스(LA), 샌디에이고, 포틀랜드 등 미 전역의 주요 도시들로 확대되고 있다.
트럼프에 악영향 불가피
이번 사건은 재집권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앞서 플로이드 사건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크게 떨어진 바 있다. 당시 유권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인종차별로 촉발된 사태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몬머스대학은 5월 28일∼6월 1일 성인 807명을 대상으로 전화 설문조사(표본오차 ±3.6%포인트)를 진행한 결과 52%가 바이든 전 부통령을, 41%가 트럼프 대통령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3월 조사에서는 48% 대 45%, 4월 조사에서는 48%대 44%, 5월 조사에서는 50%대 41%로 바이든 전 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앞서왔다.
이번 사태를 둘러싼 민주당과 공화당의 입장 차이는 이미 드러나기 시작했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는 “총격이 미국 영혼을 관통했다”며 즉각적인 진상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반면 공화당과 경찰 노조는 섣부른 판단을 경계하며 폭력 시위를 비난했다. 짐 스타이네케 주의회 공화당 대표는 “폭력을 점화하는 정치인의 말과 행동이 시위대의 분노를 촉발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피터 디테스 경찰노조위원장도 주지사의 성명에 대해 “전적으로 무책임하다”고 비난했다.
백인 비율이 높은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인 위스콘신주는 ‘주지사 민주당, 주의회 공화당’으로 세력이 팽팽한 경합주인 만큼 향후 사건 처리가 대선의 주요 변곡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