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경제신문(닛케이신문)과 텔레비전도쿄가 이달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시바 시게루 자민당 전 간사장이 차기 총리 선호도 1위를 차지했다. 이시바 시게루는 아베 총리의 대표적인 정치 라이벌이다.
31일 닛케이신문 등에 따르면 ‘다음 총리에 어울리는 사람’을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28%가 이시바 전 간사장을 꼽아 선호도 1위에 올랐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같은 자민당 내에서도 대표적인 ‘반(反)아베’ 정치인이다. 그는 아베 총리와 달리 야스쿠니 신사에서 A급 전범 14명의 명단을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 문제에 대해서도 한국이 납득할 때까지 일본 정부가 사과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박근혜 정부와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를 체결하며 “다시는 위안부 관련 문제를 국제사회에서 꺼내지 않는다”는 조건을 붙인 아베 전 총리와 정면 배치된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전쟁 가능한 국가’를 꿈꾼 아베 총리의 개헌 움직임에도 반대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외조부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의 야망을 이어받아 전쟁과 전력보유를 금지한 헌법 제9조를 개정하는 것을 정치 목표로 삼았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일본이 침략 역사를 반성하지 않고 있어 자위대가 군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침략을 인정한 이후 헌법 개정을 논의해도 늦지 않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그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닛케이는 “차기 총리 선거는 자민당 국회의원과 당원 투표로 결정돼 여론조사와 일치할 수는 없다”면서도 “국민의 인기가 국회의원 투표에 영향을 준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고노 다로 방위상이 15%로 2위를 차지했다. 3위와 4위에는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상(14%)과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11%)이 올랐다.
자민당 지지층을 대상으로 좁힐 경우에도 1위와 2위는 이시바 간사장(28%)과 고노 방위상(18%)이었으며 이들은 야당 지지층에서도 각각 42%와 22%의 지지를 얻었다.
일본의 차기 총리를 사실상 결정하는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는 다음 달 중순 실시되며 임기는 내년 9월 말까지다.
자민당 총재 선거에 입후보하려면 국회의원 20명의 추천을 받아야 한다. 자민당은 긴급 상황을 고려해 양원 의원 총회에서 후임을 결정하는 방식도 검토 중이다. 양원 의원 총회는 국회의원 394명과 47개 광역지자체 대표 141명만 참가한다. 유효투표의 과반수를 얻으면 총재로 선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