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후보자는 2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서 인사말을 통해 "저의 국가보안법위반 전력 때문에 정치적 편향을 우려하는 분들이 있음을 알고 있다"며 "하지만 저는 이러한 경험으로 오히려 근로자나 사회적 약자의 삶과 사회현상을 더 잘 이해하게 되어 편견 없는 재판을 할 수 있게 되었고 공정한 재판을 할 수 있는 지혜와 용기를 갖게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이 후보자는 학생운동을 하다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돼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사실을 직접 언급했다. 그는 "저는 군사독재에 저항하는 학생운동에 참여하게 됐고 국가보안법위반 등으로 구속돼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후보자는 이같은 경험이 사회적 약자의 삶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1987년 6.29 조치로 특별사면과 재입학이 된 뒤 사법시험에 응시해 합격했다"며 "구속돼 강압적인 수사를 받으면서 조사자와 피조사자 모두의 인격이 극단적으로 무너질 수 있음을 알게됐고 사기록을 형식적으로 확인할 뿐 피고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는 재판이 얼마나 위험한지도 깨닫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저는 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이 되어 사회제도의 불합리를 하나씩 개선함으로써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겠다는 희망으로 법관의 길을 선택했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자는 우리법연구회 회원으로 활동한 전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우리법연구회 회원이었다는 이유로 우려하는 시각도 있음을 알고 있다"며 "하지만 제가 아는 우리법연구회는 재판의 독립과 바람직한 재판을 고민하고 연구하는 학술모임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자는 "우리법연구회의 성격은 고(故) 한기택 대전고법 부장판사의 말속에 잘 나타나 있다. 그분은 '목숨을 걸고 재판한다. 다른 무엇이 되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진정한 판사의 삶이 시작된다'는 말로 법관의 자세를 일깨워 주었다"며 "법관으로 다양한 재판을 담당하면서 그분의 말씀대로 공정하고 정성을 다하는 재판을 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그동안의 판결들을 소개했다. 한센병환자들의 집단거주지역이던 부산 용호농장과 일반인 사이의 건물철거소송을 담당하며 조정을 이끌어냈던 일과, 국민보도연맹 사건에서 유족들의 호소를 받아들여 재심개시결정을 했던 사례 등을 들었다.
끝으로 그는 "대법관의 직을 맡게 된다면 국민의 기본적인 인권보장이 가장 중요한 헌법적 가치임을 명심하면서 사건 하나하나에 정성을 다하여 오로지 법과 양심에 따른 공정하고 정의로운 재판에만 마음을 쏟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오는 9월8일 퇴임하는 권순일 대법관의 후임으로 지난 8월10일 임명제청됐다. 경남 통영 출신인 이 후보자는 통영고와 서울대 공법학과를 졸업했다. 1993년 서울지법 남부지원에서 근무를 시작해, 주로 부산지역에서 근무해 온 지역계속근무 법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