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주요지도부 초청 간담회에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0.9.9/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관련 의혹이 제2의 '조국 사태'로 번질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9일 만난 인사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은 민주당 지도부와 만난 자리에서 이 문제를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로 이낙연 대표 등 민주당 주요 지도부를 초청해 간담회를 진행했다. 문 대통령과 새로운 지도부 간 상견례이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 방안, 정기국회 국정과제 등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문 대통령은 취재진에게 공개된 모두 발언에서 당정 간 협력과 여야 협치에 관한 덕담 수준의 언급만 했고, 비공개로 진행된 간담회에서도 추 장관 관련 언급은 없었다는 게 청와대와 민주당 측 설명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추 장관 아들 관련 내용은 간담회에서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실제로 청와대는 추 장관 논란에 관한 공식 언급은 피하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이 개별적으로 야당이나 언론에서 제기된 의혹들을 반박하며 추 장관 입장을 방어하는 수준이다.

고위층 자녀의 군대 문제는 한국 사회에서 '역린'과 같기 때문에 인정하는 경우, 옹호하는 경우 모두 엄청난 후폭풍이 뒤따를 수 있다는 위험 부담이 있기 때문이다.


추 장관의 아들 서모씨 군 복무 시절에 관련해선 휴가 연장에 특혜가 있었다는 의혹과 함께 자대 배치, 통역병 선발 등 과정에 관한 외압성 청탁 의혹도 제기된 상황이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이를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의 입시 의혹과 엮어 '아빠 찬스, 엄마 찬스' 등 불공정 프레임으로 여권에 공세를 가하고 있어 청와대로선 더욱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문 대통령을 향해 "왜 정의, 공정과 거리가 먼 두 사람을 법무부장관으로 앉혀 오늘날 사회를 혼란스럽게 만드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불공정과 불평등에 대한 국민 의식이 어떤지 감지하시고, 이 문제를 신속히 해결해주는 결단을 내려달라"고 추 장관의 해임을 촉구했다.

문재인 정부는 '공정' 문제와 관련해선 올해 6월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 정규직화 논란으로 야당과 여론의 거센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코로나19에 대한 성공적 대응으로 70%대까지 올랐던 국정 지지도는 6월을 기점으로 급락하기 시작해, 지난 8월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서모 씨의 법률 대리인인 현근택 변호사가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서 씨의 부대 배치 관련 청탁이 있었다고 언급한 당시 주한미군 한국군지원단장과 해당 발언의 녹취 내용을 보도한 방송사 SBS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9.9/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청와대는 의혹들의 실체가 밝혀질 때까지 공식적 언급은 자제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의원들과 민주당 법률지원단이자 서씨 측 변호인인 현근택 변호사가 의혹 해소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만큼 직접 언급하거나 행동을 취할 시점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또 검찰이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청와대의 말 한마디가 '수사 가이드라인(지침) 제시' 등 불필요한 오해를 받을 가능성도 있다.

추 장관 아들 관련 의혹은 고발된 지 8개월이 지났지만 검찰은 아직까지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황이다. 추 장관의 당대표 시절 보좌관이 서씨 부대에 전화해 휴가 연장을 요청했다는 취지의 진술이 조서에서 누락됐다는 의혹 등 야당을 중심으로 검찰 수사에 관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전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추 장관 아들 문제에 대해선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기 때문에 그동안 언급해오지 않았다"며 "특별히 (말씀)드릴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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