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출신 패션 디자이너 다카다 겐조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사망했다. 다카다 겐조는 프랑스 명품 브랜드 '겐조'의 창립자이기도 하다. 올해 초 겐조는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욱일승천기’를 연상케 하는 의류를 선보여 한 차례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4일(현지시간) 가디언과 BBC 등 외신에 따르면 겐조의 대변인은 겐조가 이날 프랑스 파리 인근 뇌이쉬르센의 한 병원에서 숨졌다고 밝혔다. 향년 81세.
가디언은 "겐조는 파리 패션계를 뒤흔든 최초의 일본 디자이너"라며 "옷 뿐만 아니라 향수와 스킨케어 제품까지 출시하며 글로벌 브랜드를 만들어냈다"고 평했다.
겐조는 1939년 2월 일본 오사카 근처 효고현 히메지에서 7남매 중 다섯 째로 태어났다. 그의 부모님은 호텔을 운영했다. 그는 어렸을 때 부터 패션에 매료돼 잡지를 읽고 바느질 수업에 관심을 가졌다.
분카패션대학에 진학했고 졸업한 이후엔 1965년 배를 타고 파리에 도착했다. 그는 생전 "입생로랑에 영감을 얻어 프랑스로 향했다"며 "파리의 첫 인상은 음침하고 황량했지만 노트르담 대성당은 웅장했다"고 말했다.
겐조는 파리에 온 후 레노마에 보조 스타일리스트로 취직했고, 1970년 자신의 첫 번째 매장을 열었다. 1976년엔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를 내놨다. 밝은 색상과 꽃, 정글 프린트가 수놓아진 그의 작품은 일본식 문화와 서양식 문화를 조화시켰다는 평을 받았다.
여성 컬렉션으로 처음 시작해 1983년 남성 컬렉션을 내놨고 1988에 향수를 출시했다.
1993년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에 브랜드를 매각한 후 1999년 패션계를 떠나겠다고 발표했다.
신상품에 욱일기 등장
하지만 겐조에 대한 한국인들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올해 2월 겐조 공식 홈페이지엔 SS(봄여름) 시즌 키즈 상품에 욱일기를 현상화 한듯한 상품이 등장했다. 문제가 제기된 상품은 이번 시즌 선보인 '드래곤 셀레브레이션' 라인이다. 제품 전면과 후면에는 욱일기를 연상시키는 방사형 문양이 새겨졌다.
욱일기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사용한 전범기로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깃발이다.
겐조는 프랑스 파리에서 출발한 브랜드지만 명품 브랜드의 경우 브랜드 창립 디자이너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이처럼 패션계에서 비슷한 논란이 반복되는 이유는 욱일기가 일본의 상징으로 통하는 탓이다. 패션계에서는 세계 2차대전 전범국인 독일 나치의 상징인 '하켄크로이츠'의 사용은 금지하는 것과 달리 욱일기를 문양을 채용하는 것에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분위기다.
앞서 겐조는 2018년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프라다도 향수 신제품 선보이는 홍보 영상에서 욱일기를 등장시켜 논란이 일었다. 같은 해 디올도 SS(봄여름) 시즌 열린 중국 상하이 패션쇼에서 욱일기를 연상시키는 드레스를 선보여 논란을 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