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독감 백신 무료 접종이 시작된 13일 오후 대전 서구 한국건강관리협회 대전충남지부에서 시민들이 독감 예방 접종을 하고 있다./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이형진 기자 = 전국 소아청소년과 병의원들이 생후 6개월~12세 이하 어린이가 무료로 접종하는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이 떨어져 예방접종을 일시 중단한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대다수 소청과 의료기관들이 지난해보다 50~70% 적은 백신 물량을 공급받았다는 게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이하 소청과의사회) 설명이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은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독감백신 물량 자체가 각 소청과 의료기관에 적게 공급됐다"며 "적게는 50%에서 많게는 70%, 도매상 거래만 해온 일부 의료기관은 아예 백신 자체를 받지 못한 사례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생후 6개월~12세 이하 어린이 독감백신 물량은 제3자 단가계약을 통해 공급이 이뤄졌다"며 "문제는 정부가 해당 연령대의 정부 조달 가격을 1만원 남짓으로 잡다 보니 제조사들이 납품을 꺼렸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제3자 단가계약은 수요기관에서 공통적으로 필요로 하는 물자를 제조 구매 및 가공 등의 계약을 할 때 미리 단가만을 정해 계약을 체결한다. 각 수요기관에서 계약 대상자에게 직접 납품을 요구해 구매하는 제도다. 이를테면 소청과 병·의원이 백신 제조사 또는 의약품 도매상으로부터 직접 백신을 구매한 뒤 예방접종이 끝나면 그 비용을 정부에 청구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정부가 독감백신 단가를 1만원 정도로 낮게 책정한데 반해 반드시 소청과에 얼마만큼의 물량을 제공하라는 강제 규정이 없다는 점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백신 업체들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일반인용 백신을 공급하는 데 물량을 돌렸을 것으로 소청과 의사들은 판단하고 있다. 일선 소청과 병의원은 12세 이하 어린이 독감 예방접종의 약 60% 정도를 담당한다.

반면 13일부터 예방접종을 재개한 13세~18세 이하 청소년 무료접종 백신은 정부가 총량구매 방식으로 계약해 물량 확보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현택 소청과의사회 회장은 "질병청 내 예방접종비용심의위원회가 백신 단가를 너무 낮게 책정해 예견된 일이었다"며 "올해 가뜩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독감이 동시 유행하는 트윈데믹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어린아이들의 독감백신이 부족해진 것은 큰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지금 같은 백신 공급 방식을 유지하면 2021년에도 똑같은 상황이 벌어진다"며 "가격 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정부가 곧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해당 대책은 정부가 예비 물량으로 확보한 34만도스를 소청과 의료기관에 공급하는 방안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