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형제복지원 원장인 고(故) 박모씨의 특수감금 등 혐의 비상상고 사건에 대한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열린 비상상고심은 지난 2018년 11월 당시 문무일 검찰총장이 대법원에 비상상고를 신청하며 진행됐다.
비상상고란 판결이 확정되더라도 해당 심판이 법령을 위반했다면 검찰총장이 대법원에 상고할 수 있는 제도다. 해당 사건의 대법원 확정 판결이 지난 1989년 이뤄진 점을 감안하면 무려 31년 만에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는 셈이다.
검찰은 1989년 당시 대법원이 형법 20조에 근거해 특수감금 혐의를 무죄로 선고한 것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본다. 당시 대법원은 형제복지원이 박정희 정권 당시 내무부훈련 410호를 근거로 운영됐기 때문에 법령에 의한 행위에 해당, 처벌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고경순 대검찰청 공판송무부장은 이에 대해 "(훈령이) 신체와 거주의 자유를 침해하고 (내용이) 지나치게 광범위해 명확성에 있어 현저히 위배된다"며 "피해자들을 사회로부터 격리해 강제수용하는 것은 과잉금지 원칙과 적법절차 원칙에 위배된다"고 밝혔다.
피해자 측 박준영 변호사도 "고인이 저지른 불법을 감안하면 그 책임이 솜털처럼 가벼웠다"며 "자의적인 강제구인과 구금을 가능하게 한 내무부훈련 410호는 30여년이 지나 비상상고를 통해 심판대에 올려졌다"고 말했다.
형제복지원 사건은 부산에 위치한 형제복지원에서 1975~1987년까지 부랑인을 선도한다는 명목으로 장애인과 고아 등을 불법감금하고 강제노역시킨 인권 유린 사건으로 알려져있다. 검찰은 1987년 박 원장을 업무상횡령·특수감금 등 혐의로 기소했지만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가 선고됐다.
그러나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2018년 10월 위헌인 정부 훈령에 따른 부랑자 수용은 불법 감금으로 봐야 한다며 추가 진상규명과 특별법 제정을 권고했고 당시 문무일 검찰총장이 비상상고를 신청한 바 있다.
비상상고심은 대법원 단심제로 통상 한 차례 공판을 진행한 후 선고하기 때문에 다음 재판을 통해 그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원심을 파기해도 무죄 판결에 효력을 미치지는 않지만 이후 진행될 손해배상 등 절차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