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현 기자,구교운 기자 =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미국을 전격 방문해 카운터파트(상대방)인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과 연쇄 접촉에 나서 주목된다.
오는 11월 미 대선을 20여일 앞둔 시점의 방미인 데다 최근 우리 정부의 외교·안보 핵심 인사들이 잇따라 미국을 찾고 있는 것과 맞물려 방미 배경에 더욱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15일 청와대에 따르면, 서 실장은 지난 13일 미국 정부의 초청으로 워싱턴을 방문했다. 지난 7월 취임한 서 실장이 미국을 방문한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서 실장은 이번 방미 기간 오브라이언 보좌관을 비롯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 미 정부의 고위 관계자와 주요 싱크탱크(두뇌집단) 인사들을 만날 예정이다.
서 실장은 미국 현지시간으로 14일 오브라이언 안보보좌관을 면담하고, 최근 한반도 정세 및 양미 양자관계 현안 등 상호관심사에 대해 협의했다. 강민석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이번 면담시 양측은 한미동맹이 굳건함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오브라이언 안보보좌관도 14일(현지시간) 국가안보회의(NSC) 트위터를 통해 서 실장과 백악관에서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린 후 "오늘 친구이자 동료인 서 실장을 만나 반가웠다"고 면담 사실을 알렸다. 그는 "우리의 철통같은 동맹은 어느 때보다 더 강력하고 모든 지역과 세계의 도전에 대처하기 위해 계속 커지고 있다"고 적었다.
서 실장 취임 직후부터 두 사람은 대면협의를 추진해 왔지만, 오브라이언 보좌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과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 연기, 미 국내정치 일정 등으로 인해 일정을 확정하지 못했다. 그러다 이번 서 실장의 방미를 계기로 첫 대면 협의가 이뤄졌다.
서 실장은 15일(현지시간) 오후 3시에 폼페이오 장관을 면담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관심은 이번 서 실장의 방미 목적이다. 서 실장은 이번 방문에서 미 행정부 인사들과 한미간 양자 현안은 물론 교착상태에 있는 북미 및 남북관계 등 한반도 정세와 관련한 폭넓은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는 서 실장의 이번 방미와 관련해 "비핵화를 비롯한 북한 관련 문제 협의와 동맹 주요 현안 조율 등 양국 NSC 간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는 한편, 굳건한 한미동맹에 대한 미국 조야의 지지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서 실장은 또 북한이 지난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연설과 신형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등 전략무기를 공개한 것 등과 관련한 상황인식과 평가를 공유하고 양국간 대북 정책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협상이 교착 상태에 머물고 있는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전시작전권 전환 문제도 논의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 안팎에선 서 실장이 미 대선을 목전에 앞둔 상황에서 미국의 요청으로 방문한 만큼 상당히 의미 있는 협의가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북미 비핵화 협상과 경색된 남북관계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한반도 종전선언' 카드를 제안했던 만큼 관련 논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유엔총회 연설에 이어 지난 8일 코리아소사이어티 연설에서도 종전선언을 제안한 바 있다.
최근 들어 우리 정부의 외교·안보 핵심 인사들의 미국 방문이 잇따르고 있다는 점도 더욱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은 지난달 9일,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지난달 27일 각각 미국을 방문했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제2차장도 지난달 16~20일 미국을 방문했고, 서욱 국방부장관도 지난 14일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과 미국에서 제52차 한미안보협의회(SCM)를 개최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코로나19 확진으로 무산됐던 북미간 깜짝 합의인 이른바 '옥토버 서프라이즈'의 불씨를 되살리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된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열세를 보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 대선을 앞두고 깜짝 반전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미 대선이 목전에 앞두고 있는 데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의 승리 가능성이 적지 않은 만큼 우리 정부로서도 깜짝 북미 합의 등에 대해선 신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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