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정부가 반정부 시위대를 겨냥해 ‘5인 이상 잡회’를 전면 불허했다. 이에 대해 시위대가 맞서고 나서며 유혈사태로 바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태국은 1932년 '무혈 혁명'으로 절대왕정을 끝내고 입헌군주제를 도입했다. 하지만 태국에선 70년 간 19차례의 군부 쿠데타가 발생하는 등 한시도 조용할 날이 없었다.
태국 왕실은 이 과정에서 때로는 쿠데타 세력을 인정하고 때로는 거부하면서 나름의 정치력을 발휘했다. 그 덕에 국민들도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달리 비교적 안정된 삶을 살 수 있었다.
그랬던 태국에서 최근 왕정 개혁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건 2016년 말 즉위한 마하 외차랄롱꼰 국왕이 선왕 푸미폰 아둔야뎃 만큼 국민들의 신망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란 지적이 많다.
일례로 와치랄롱꼰은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로 확산되자 3월부터 반년 넘게 독일 휴양지에서 지내다 선왕 서거 4주기(10월13일)를 앞둔 지난 11일에서야 귀국했다.
태국 국왕 자리에 정치적 실권이 없긴 하지만 선왕 푸미폰이 1046년 즉위 이후 70년 재임 기간 태국 사회의 '구심점' 역할을 해왔던 것과는 대비되는 것이다.
게다가 2014년 군부 쿠데타로 집권한 쁘라윳 총리는 '민정 이양'에 관한 국민과의 약속을 어기고 스스로 총리가 된 데 이어 작년 3월 총선 당시 연임에 성공하면서 그야말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있는 상황. 앞서 태국에선 총선 결과에 대한 조작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태국 당국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총선 때 젊은 층의 지지에 힘입어 원내 제3당으로 도약한 '퓨처포워드'는 쁘라윳 정권에 대한 비판적 활동을 해오다 올 2월 헌법재판소로부터 해산 명령을 받았고, 6월엔 2014년 쿠데타 이후 캄보디아에서 망명생활을 하던 민주화 운동가 완찰레암 삿삭싯이 실종됐다. 태국의 반정부 시위가 다시 동력을 얻기 시작한 것도 이 무렵부터다.
그러나 현재 태국 내엔 여전히 시위대의 왕실모독죄 폐지 등 왕정 개혁 요구에 반대하는 여론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그에 따른 갈등만 심화되고 있는 형국이다. 태국 왕실은 시위대의 개혁 요구에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태국 당국은 반정부 시위대에 대한 강경 진압 방침을 거두지 않고 있어 유혈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 또한 적지 않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