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 윤희상이 16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취재진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 뉴스1

(인천=뉴스1) 이재상 기자 = 지난 8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의 경기. SK 베테랑 우완 윤희상(35)이 0-5로 뒤지던 8회초 팀의 5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르자 팀 동료들은 덕아웃에서 그 어느 때보다 힘찬 파이팅을 외쳤다.
어깨 수술을 받고 은퇴의 갈림길에 섰던 윤희상이 희망의 공을 던졌다.

16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서 만난 윤희상은 "많은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코칭스태프와 후배들이 힘차게 응원해 줬다. 그런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것도 너무 행복했다"고 말했다.


윤희상은 지난 8일 인천 두산전에서 2년 여 만에 1군 무대에 섰다. 두산을 상대로 1이닝을 삼자범퇴로 막았고 15일 대구 삼성전에서도 1이닝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윤희상이 1군 마운드에 오른 건 2018년 11월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6차전 이후 696일 만이다.

2019시즌 어깨 통증을 느꼈던 윤희상은 지난해 7월 29일 수술을 받은 뒤 오랜 기간 휴식과 재활에 매진했다.


윤희상은 "2번째 수술이라 쉽진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며 "(재활을 하다)이렇게 마지막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많이 힘들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지금은 마운드에 올라갈 때 야구 인생 마지막 경기란 마음으로 올라간다. 오히려 편안한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윤희상은 직구 구속 140㎞ 초중반을 기록하며 나쁘지 않은 구위를 보였지만, 아직 연투가 쉽지 않은 몸 상태다.

그는 "잘 던지고, 못 던지는 것을 생각하기보다 그저 감사한 마음이다. 재활할 때 많은 분들이 격려해주신 덕분에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다"고 했다.

박경완 SK 감독대행은 "어떻게 보면 희상이한테 마지막 시즌이 될 수 있다"면서 "본인이 포기 하지 않고 꾸준히 준비하고 있었다. 구속도 생각보다 더 나왔고, 변화구 등도 녹슬지 않았더라. 남은 시즌 2경기 정도 더 기회를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2004년 2차 1라운드로 SK 유니폼을 입은 윤희상은 그 동안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팀 마운드에 힘을 보탰다. 2012년에는 개인 최다인 163⅓이닝에 나가 10승9패, 평균자책점 3.36의 성적을 냈고, 2018시즌에는 불펜투수로 나서며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힘을 보탰다.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9회말 SK 마무리 윤희상이 프로 데뷔 15년만에 첫 세이브를 기록한 뒤 환호하고 있다. 2018.4.10/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프로 통산 214경기에 나가 42승44패 7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4.81의 성적을 냈다.
다시 1군 무대에 오르기 위해 누구보다 절실했던 윤희상의 모습을 본 가족들도 그의 투구를 반겼다.

윤희상은 "딸이 7살, 아들이 6살이다. 아들이 야구를 했으면 좋겠는데 관심이 하나도 없다"며 "아버지가 TV에 나오니 그래도 관심을 보이더라. 경기 모습을 녹화라도 해서 계속 틀어놔야 할 것 같다"고 웃었다.

힘든 시간을 겪었던 윤희상은 그라운드 밖에서 팀 동료들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도 컸다.

그는 "SK에 오래 있었지만 올해처럼 다사다난하고 힘들었던 시즌이 있었을까 싶다"며 "후배들 걱정이 많이 됐다. 다행히 1군에 올라와서 보니 괜찮은 것 같다. 내년에는 다시 SK다운 모습을 찾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포수인 (이)재원이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봤을 때 가장 마음이 아팠다. 도움을 주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재원이는 내년에 분명 더 잘 할 것"이라고 독려했다.

인터뷰 내내 공을 놓지 않았던 윤희상은 마지막까지 본인보다 팀을 위한 마음을 나타냈다.

그는 어떠한 선수로 기억되고 싶냐는 물음에 "그것은 (내가)이야기 할 부분은 아닌 것 같다"면서 "SK야구는 내년에도 계속 된다. 우리 팀 선수들을 더 많이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진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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