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25일 별세했다. / 사진=뉴스1
“나부터 바꾸자.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라.”
1993년 6월, 해외출장 중이던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돌연 독일 프랑크푸르트 캠핀스키 호텔로 삼성 임원들을 소집해 이 같은 발언을 남겼다.

이는 이 회장이 해외를 돌며 직접 보고 듣고 느낀 삼성의 한계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체질개선이 필요하다는 판단하에 내린 불호령이다.


그 후로 삼성은 뼈를 깎는 대대적인 변화와 혁신을 통해 한국을 넘어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양적 경쟁에서 과감히 벗어나 우수한 품질의 제품으로 경쟁력을 높여 세계 일류 기업으로 도약하자는 반성과 위기의식이 담긴 신경영 선언은 삼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일으킨 밑거름이 됐다.

신경영선언 직전까진 D램과 메모리반도체 2개 분야에서만 세계 1위 제품을 갖고 있었던 삼성은 현재 TV, 모니터, 휴대폰, 낸드플래시, 냉장고를 비롯해 리튬이온 2차전지, 반도체용 기판 등 20개 분야에서 세계 1위의 품목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휴대폰의 경우 1995년 애니콜로 국내 시장 1위에 오른데 이어 2011년에는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를 앞세워 애플이 장악했던 세계 시장을 삼성의 무대로 만들었다. 현재까지도 세계 시장에서 삼상은 애플과 어깨를 나란히하며 일류 브랜드의 가치를 입증하고 있다.

이 회장의 혁신 주문은 신경영에서 멈추지 않았다. 이 회장은 삼성이 승승장구하던 시기에도 항상 위기의식을 강조하며 근본적인 체질변화와 미래 대응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2002년 4월 이 회장이 그룹 전자계열사 사장단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꺼낸 마하경영 이론이다.

“제트기가 음속의 두 배로 날려면 재료공학, 기초물리, 화학 등 비행기를 제조하는 모든 엔지니어링이 바뀌어야 한다. 마하로 진입하기 위해 전체 소재를 바꿔야 하듯 이제 사고 방식 자체를 바꾸지 않으면 선발에 차이고 후발에 쫓기는 신세가 될 것이다.”

삼성이 무한경쟁 시대의 위기 속에서 글로벌 초일류기업이 되려면 체질과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취지에서 나온 발언이다.

이 같은 마하경영 지론은 12년 뒤인 2014년 3월에도 온라인사보인 ‘미디어삼성’을 통해 전 직원을 대상으로 총 5회에 걸쳐 전달된 바 있다.

한편 이 부회장은 심근경색으로 쓰러지기 몇개월 전인 지난 2013년 10월에도 위기의식과 혁신을 강조했다.

당시 이 회장은 신경영 20주년을 맞아 열린 만찬에서 “앞으로 우리는 자만하지 말고 위기의식으로 재무장해야 한다”며 “실패가 두렵지 않은 도전과 혁신, 자율과 창의가 살아 숨쉬는 창조경영을 완성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