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25일 별세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미국 유력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5일 별세한 이건의 삼성전자 회장에 대해 "삼성을 스마트폰과 텔레비전, 컴퓨터 칩 글로벌 거인으로 만들었다"라고 평가했다.
NYT는 이날 '삼성 이건희 78세로 사망, 전자 제국 건설'(Lee Kun-hee of Samsung Dies at 78; Built an Electronics Titan)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1987년 2대 회장에 오른 후 경영 혁신으로 삼성을 한국 경제의 주춧돌이자 세계적 기업으로 키워낸 고인이 25일 서울에서 사망했다"고 전했다.

NYT는 삼성의 역사를 상세히 짚었다. NYT는 "이 회장이 취임했을 당시 많은 서구인들은 삼성을 할인점에서 파는 값싸고 믿을 수 없는 가전제품을 만드는 회사라고만 알고 있었다. 이 회장은 이런 상황에서도 기술 사다리를 끈질기게 밀어 올렸고, 삼성은 결국 1990년대 초 일본과 미국 경쟁사를 제치고 메모리 반도체 분야 선두주자가 됐다. 2000년대 들어선 모바일시장의 중상위권을 장악했다"고 설명했다.


NYT는 특히 1993년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며 근본적인 변화와 혁신을 강조한 '신경영 선언'에 주목했다.

회장 취임 직후 '자본집약적이고 기술집약적 산업으로 변하지 않는다면 생존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우려하던 고인은 삼성 경영진 수십명을 불러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대신 제품 품질 향상에 주력하고, 해외 인재를 영입하며, 해외 시장에서 경쟁하는 방법을 이해하라고 주문했다.

이는 "마오쩌둥이 중국인의 마음가짐을 바꾸려는 것과 비슷할 정도로 당시 한국 기업에선 급진적 변화였다"고 NYT는 전했다.


고인의 사업이 성공가도만 달린 건 아니다. NYT에 따르면 고인은 전자제품이 자동차 필수분야가 될 것이라고 믿고 1990년대 중반 삼성자동차를 설립했지만, 2000년 매각됐다.

1995년엔 할리우드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과 만나 영화 사업을 논의하기도 했다. 스필버그는 "'반도체에 그렇게 집착하는 데 영화를 어떻게 알까'라고 생각했었다"라고 훗날 전했다.

이런 집착은 결국 삼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키워냈다. NYT는 "2000년대 들어 삼성은 화려한 기기와 마케팅을 통해 서구 소비자들을 사로잡으면서 세계 시장을 정복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