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지사. / 사진제공=경기도
'친형 강제입원'과 관련한 공직선거법 위반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최종 무죄 선고가 확정되면서 그간 신중했던 그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벌써 이 지사 주변에서는 "이제 거칠 것이 없어졌다"는 말이 나온다. 발언보다는 행동, 실행에서부터 두드러지게 감지되고 있다.

'사이다 발언'로 주목을 받아온 그가 코로나와 부동산 정국에서 경기도정에서부터 적극적인 정치적 실험을 펼치면서 ‘사이다행보’를 펼칠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이미 신천지 시설에 대한 강제조사로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재난기본소득 선제 지급으로 코로나 정국의 의제를 선점한 바 있다. 
실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지지율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대처, 부동산 정책 등에서의 '사이다 행보'가 국민적 지지로 나타나는 모양새다.

지난 7일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실시한 월간 정례 광역자치단체(15개 시도지사, 서울·부산시장 제외) 평가 조사 결과, 이재명 지사는 전달 조사 대비 0.6%p 하락한 68.5%의 지지율을 얻었지만 4개월 연속 1위 자리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국갤럽이 지난 13~15일 실시한 차기 대권주자 지지율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지사는 20%로 1위를 기록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관위 참조). 7월을 기점으로 상승곡선을 탄 이 지사는 재난지원금 지급 효과가 가시화되고, 정부의 부동산정책을 비판하며 주목도를 끌어올렸던 시기와 맞물린다. 특히 ‘친형 강제입원’ 관련 재판에서 대법원의 무죄 취지 파기환송 판결이 나오며 정치적 족쇄가 풀리면서 이 지사는 유력 대권주자로 떠올랐다.

이에 대해 리얼미터 관계자는 "4050세대는 가치 중심으로 평가하는 성향이 강하다"며 "이 지사가 코로나19 위기에서 진보적 어젠다로 이들에게 어필한 측면이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기본소득' 등 해외서도 이재명의 '사이다 행보’ 주목

/ '월스트리트저널(WSJ)' 홈페이지 비디오 섹션 갈무리.
정치권에선 이 지사의 지지율이 오르고 있는 이유로 '컨벤션 효과'를 들기도 한다. 정치 이벤트 직후 지지율이 상승하는 효과를 뜻하는 말이다. 일시적인 '반짝' 효과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 지사의 꾸준한 '사이다 행보'가 최근 상황과 맞물려 국민들의 지지를 얻었다는 분석이 더 설득력 있다. 바로 정책 실행력이다. 지난해 8월 경기도 하천 내 불법 점유 음식점 등을 강제 철거한 게 대표적인 예다.

당시 이 지사는 "철거하고 비용도 징수하고, 안 내면 토지 부동산 가압류도 해야 한다"며 "경기도에서 하천을 불법점유하고 영업하는 행위가 내년 여름에는 한 곳도 없도록 바로잡겠다"고 말했다. 

특히 경기도가 선제적으로 시행한 재난기본소득도 마찬가지다. 소득·나이와 관계없이 1인당 10만원씩 모든 도민에게 지급한 경기도 재난기본소득은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으로 이어졌다. 
정치권에서 기본소득 도입논의 본격화에 앞서 해외에서 먼저 주목했다.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WSJ)는 최근 한국에서 추진 중인 기본소득 실험을 영상 미니다큐로 보도해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WSJ는 지난 9일 온라인 VIDEO 섹션 1면에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대담 인터뷰 등을 담은 6분44초 분량의 미니다큐 기획영상을 게시했다.

기사제목은 '경제활성화를 위한 한국의 보편적 기본소득 실험'으로, 게시 3일 만에 22만명 이상이 영상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WSJ는 영상을 통해 한국의 경기도 주민 중 20여만명이 급진적 실험(기본소득)에 참여(3개월마다 217달러를 조건 없이 지급)하고 있으며,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1300만명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한국에서 기본소득의 논의가 뜨거운 이유로 한국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자동화가 이루어진 데다가 2024년까지 한국의 일자리 중 약 15%가 자동화될 것이라는 MIT 공대의 분석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경기도를 넘어 여의도로 간 '사이다정책'…보수층 마음도 돌려? 

최근 이 지사는 중앙정치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최대 현안인 '부동산'과 관련해 목소리를 내고, 한 발 앞서 정책 시행에 나서고 있다.

정부·여당에서 서울 그린벨트 해제 논의를 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이 지사는 즉각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공공임대주택 공급 정책도 차별화해 추진하고 있다. 이 지사가 추진하는 '경기도형 기본(임대)주택'은 장기 임대주택 공급을 목표로 한다. 

경기주택도시공사가 신규 아파트를 공급할 때 역세권 등 가장 좋은 위치에 중산층용 고급 공공주택을 30년 이상의 장기로 무주택자 누구나 입주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이 지사는 "경기도가 먼저 집값 걱정 없는 나라의 길을 열어보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이런 정책 행보는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급진 성향'으로 분류되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보수층 지지를 받는 특이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 현상에 대해 신율 교수는 "기본소득, 국토 보유세 등 이재명 지사가 추진하는 일부 정책이 급진적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재명 지사는 의외로 이념 경직성이 덜한 사람이다. 진보적 정책도 있고 보수층이 열광할 정책도 있어 이념상 좌우를 오가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차기 대선까지 2년 가량 남은 현 시점에서 대선 지지도는 인기 투표에 불과하다"고 전제한 뒤 "이재명 지사가 의미 있는 지지율을 얻고 있는 것은 그의 정책이 실용적이고 일반 국민이 공감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 정치권 인사는 "포퓰리즘 정책에 보수층이 반대한다는 것도 편견일 수 있다"면서 "재난지원금 지급과 각종 복지정책 때문에 보수층에서 여당 지지율이 크게 오르기도 했다. 이재명 지사가 추진하는 기본소득, 국토 보유세 등이 보수층에도 먹히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