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미래포럼 세미나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한민국의 혁신과제와 미래비전' 강연을 하고 있다. 2020.11.6/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 선거를 앞두고 야권 내부에서 이른바 '반문(反문재인)연대' 혹은 '야권연대' 주장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반문연대는 지난 총선에서 압도적 의석수를 확보한 여당과 여전히 40%대의 고공 지지율을 이어가고 있는 문재인 정권을 견제하기 위해 야권세력이 하나로 모이자는 취지에서 시도됐다.

반문연대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처음 등장했다. 지난 대선에서 반기문 전 유엔 총장을 고리로, 또 지난 총선 과정에서도 당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보수단체들이 시도했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총선에서 반문연대라는 기치 아래 모인 야권의 총선 성적표는 불과 103석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중진, 전직 의원들을 중심으로 내년 4월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다시 야권이 하나로 뭉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반문연대 주장이 제기되는 것은 국민의힘 내부에서 마땅한 서울·부산시장 후보를 찾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으로서는 2022년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대선의 전초전격인 이번 서울·부산시장 보궐 선거를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민주당 소속 자치단체장들이 성추행 의혹 속에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만큼 국민의힘으로서는 향후 정국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는 뜻하지 않는 계기가 생겼다. 하지만 정작 후보군을 못찾으면서 외부로 시선을 돌려 반문연대라는 이름의 범야권 빅텐트를 펴자는 주장이 제기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외부 주자 가운데 가장 많은 러브콜을 받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정작 시큰 둥한 반응이다. 안 대표는 지난 6일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의원 20여명이 참여하는 국회 연구모임 국민미래포럼에서 야권 재편을 위한 '혁신플랫폼'을 주장했다.

안 대표는 이 자리에서 "정권교체를 위해 어떤 역할이든 할 각오"라고 했지만, 안 대표의 발언 해석을 두고는 의견이 분분하다.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어떤 역할도 하겠지만 당장 눈앞의 선거를 위해 당으로 들어오지는 않겠다는 게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한 참석자는 8일 뉴스1과 통화에서 안 대표의 발언에 대해 "반문연대는 안된다. 범보수 세력을 다 아우를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는 뜻으로 들었다"고 전했다.

당내에서도 보수정당의 이미지를 뜯어고치는 개혁 없이 반문연대로만은 승리할 수 없다는 인식은 있다. 당 간판을 포기하고 이기는 후보로 선거를 치르자는 '시민후보'도 이같은 연장선으로 보인다.

김상훈 국민의힘 경선준비위원장은 서울 마포구에서 열린 '서울 시민 후보 찾기 공청회' 후 기자들과 만나 "(반문연대) 콘셉트로 텐트를 만들어 경선하는 것은 협량(狹量·좁은 도량) 정치라는 생각이 든다"며 "조금 더 많은 분이 단합할 수 있는 콘셉트의 플랫폼을 구축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20.11.6/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하지만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4일 확대당직자회의 후 야권연대에 대해 "야권연대라는 게 무슨 야권이 우리 국민의힘 말고 뭐가 더 있느냐"고 했다.
김 위원장의 발언은 '연대' 자체를 부정하기보다는 현재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당 지지율을 기록하는 상황에서 세(勢)가 약한 야권의 후보들과 힘을 모아본들 크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뜻으로 보인다.

물론 명확한 입장을 표현하지 않고 일단 당 상황만 주시하는 야권 인사들을 견제하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

'시민후보'가 됐든 다른 방식이 됐든 현재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야권이 뭉치면 결국은 도로 국민의힘이 될 수밖에 없는 만큼 당 개혁을 통해 내년 4월 재·보궐 선거든, 2023년 대선에 나갈 야권 인사를 한데 끌어 모을 수 있는 여건 마련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고공지지율을 기록하는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한 반문연대는 결국 다시 국민을 보수와 진보로 갈라치는 행동 밖에 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매 선거 국면마다 등장했던 반문연대 자체가 이미 폐기됐다는 지적이다.

당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반문연대 프레임으로 가면 결국 국민이 싫어한다"며 "우리가 정치를 하는 이유는 문재인 대통령이 싫어서가 아니라 국민을 위해서다. 반문연대가 아니라 친국민연대라고 해야한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가 뭉친다고 성공한적 있냐. 우리의 생각과 처신이 바뀌어야만 한다"고 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