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배상은 기자 = 미국 대선에서 '동맹 복원'을 내세운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승리했으나 우리 정부의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조기 전환 계획에 대해서는 여전히 회의적 전망이 계속된다.
독단적이고 즉흥적 기질에 따라 외교안보정책 역시 파격을 이어온 트럼프 대통령에 반해 바이든 후보는 향후 모든 현안에서 신중한 태도를 취하며 동맹을 통해 역내 균형을 도모하는 미국의 전통적 기조로의 회귀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바이든 행정부는 현지 주둔 사령관의 의견을 중시하는 전통을 존중해 전작권 전환을 위한 '조건' 충족 평가를 더욱 깐깐하게 해 나갈 것이란 관측이 확대된다.
이 경우 10월 제 52차 한미안보협의회(SCM) 등에서 양측간 이견이 노출되어온 우리 정부의 전작권 조기 전환 계획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등 변수에 따라 지연돼 현 정부 임기 종료 이후로 밀릴 가능성이 높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은 그간 공개석상에서 "아직 갈 길이 멀다"며 전작권 조기 전환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수차례 드러내왔다.
특히 미국은 올해 SCM 공동성명 11항에서 "양 장관은 전작권이 미래연합사령부로 전환되기 전에 상호 합의된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 계획에 명시된 조건들이 충분히 충족돼야 한다는 점을 확인했다"라고 명시해 '조건'을 철저하게 따져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바 있다.
한미는 박근혜 정권 시절인 2014년 46차 SCM에서 특정 시기를 못박지 않는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에 합의했다.
전작권 전환 3대 조건은 ①연합방위 주도를 위해 필요한 한국군의 핵심 군사능력 ②북한 핵·미사일 위협 대응 능력 ③전작권 전환에 부합하는 한반도 및 역내 안보 환경으로 각각의 조건 내에 약 200개 세부과제를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로 올해 끝내 연기된 2단계 완전운용능력(FOC) 검증 평가는 이 가운데 조건① 충족을 위한 하위 절차 중 하나 일 뿐이다.
구체적 전환 시기는 FOC와 3단계 완전임무수행능력(FMC) 검증평가가 이뤄진 뒤 양국 국방부 장관의 건의를 토대로 양국 정상이 결정하게 된다.
일각에서는 바이든 행정부가 대규모 한미연합훈련을 재개한다면 남은 3단계 검증 일정이 빠르게 마무리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나 이 역시 코로나19 변수에 따라 전망은 불투명하다. 원칙을 중시하는 바이든 후보의 특성상 미 본토에서 충분한 증원 병력이 참가하지 못할 경우 검증을 더 미뤄질 수 있다.
조건 ②,③ 역시 원칙에 따라 더욱 까다로운 평가가 예상된다.
미 국방부가 이번 SCM 공동성명에서 전작권 전환 전·후에 한국에 제공할 보완전력을 한국군의 무기 확보 계획과 연계하겠다는 의사를 명시한 것도 궤를 같이 하는 대목이다.
양국의 정치적 판단과 결정에 좌우될 수밖에 없는 조건③ 역시 미 행정부 교체시 무력 도발을 통해 협상력을 높여온 북한의 전통적 행보를 볼 때 충족 평가에 난항이 예상된다. 바이든 후보는 그간 대선 과정에서 "독자재들의 비위를 맞추는 외교정책은 펴지 않겠다"며 강경한 대북 정책을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실패에도 미국의 대중 견제 전략은 계속될 수밖에 없는 가운데 바이든 후보가 유엔군사령부(UNC)의 역할을 중시하는 입장인 것도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군 사령관이 미래연합사를 지휘하는 전작권 전환이 완료되면 이를 행사하는 한국군 대장과 정전체제를 관리하는 유엔군 사령관의 지휘체계가 불분명해질 여지가 있다. 지난해 실시된 한국군 주도 미래연합사의 기본운용능력(IOC·1단계) 검증평가 당시에도 한미간 유엔사 역할 문제로 이견이 불거진 바 있다.
최근 주한미군사령관 보좌관이 개인 의견을 전제로 국내 매체에 현 한국군 주도의 미래연합사 체제로의 전환이 불필요하며 각각 독자적인 병렬적 체제로 가자고 공개적으로 주장한 것도 주의가 요구되는 대목으로 꼽힌다. 이는 당초 오바마 행정부 당시 한미가 합의한 전작권 전환 방식이였으나 해외 주둔 미군의 개입 축소 기조였던 트럼프 행정부에서 한국군 대장이 사령관을 맡는 현행 방식으로 변경됐다.
전작권 전환 외에 우리 군과 문재인 정부 숙원 사업인 핵잠수함 도입 역시 바이든 행정부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핵잠수함 도입은 군사적 목적의 핵연료 사용을 제한하고 있는 한미 원자력 협정이 걸림돌로 작용, 지난 수년간 미뤄져왔다. 군이 지난 8월 발표한 국방중기계획에서 경항공모함 도입을 공식화하고 핵잠수함 도입까지 시사하면서 본격 가시화됐다.
여기에 7월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 당시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방송인터뷰에서 "차세대 잠수함은 핵연료를 쓰는 엔진을 탑재한 잠수함"이라고 언급하면서 일각에서는 한미가 원자력 협정 개정 없이도 핵잠수함을 한국이 도입하는 쪽으로 잠정 합의를 본 게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왔다.
그러나 바이든 후보 당선으로 미국 외교안보라인에 전통적 핵 비확산 군축 체제 관료들의 대거 복귀가 예상되는만큼 원자력 협정 개정은 험로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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