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쓰촨대-피츠버그학원(SCUPI)에 근무하는 한국 국적 조교수 정아름은 최근 경영대에서 K팝의 소프트파워에 대한 강의를 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학교 당국으로부터 BTS와 관련한 부분을 삭제하라는 얘기를 들은 후 강의를 거부했다. SCUPI는 중국 쓰촨대와 미국 피츠버그대가 지난 2014년 쓰촨대에 공동 설립한 대학이다.
정 교수는 SCMP와의 인터뷰를 통해 "학술기관이 강의 내용을, 그것도 국수주의자들이 뿜어낸 터무니없는 말을 근거로 검열하려는 것에 대해 기분이 상했다“고 밝혔다. BTS 부분을 삭제하는 대신 강의를 거부한 정씨는 "나는 자기검열을 하지 않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논란이 된 내용은 BTS 리더 RM이 지난달 7일 '밴 플리트 상'을 받으며 "올해 행사는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의미가 남다르다. 우리는 양국(한·미)이 함께 겪은 고난의 역사와 많은 남성과 여성의 희생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말한 것에서 시작됐다. 해당 내용은 소감문 전체의 10% 미만이었다.
이에 대해 일부 중국 네티즌들은 ‘양국이 겪었던 고난의 역사’라는 표현을 짚어 "중국이 큰 희생을 해 미군을 막아줬는데 중국을 무시했다"고 일방적으로 비난했다. 이어 환추스바오 등 일부 관영 언론이 이를 분별 없이 보도하면서 문제의 심각성이 커졌다.
이후 중국 정부가 해당 논란이 자국의 공식 입장과는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으며 논란을 일단락되는 듯 했으나 일선 교육현장 등 영역에서 BTS와 관련된 검열이 자행되고 있음이 이번 사건을 통해서 드러났다.
언론은 또 “정치체제와 충성심의 충돌은 양국 관계를 빠르게 악화시킬 수 있고 중국에 거주하는 한국인 커뮤니티는 (양국) 가운데 갇히게 된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에 있는 한 한국 엔터테인먼트 회사 관계자 등은 “K팝의 인기에도 불구하고 중국에서 K팝 콘서트를 개최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고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그는 “다만 이는 BTS의 6·25전쟁 관련 발언 때문이 아니라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때문”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문제는 지난 2016년 한류가 높은 인기를 누렸던 시기에 중국이 한한령(限韓令)으로 응수하며 한류에 빗장을 건 사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