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한진칼에 8000억원을 투입하면서 의무조건 총 7가지를 제시했다.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한진칼은 5000억원의 위약금을 물기로 했다.
의무조항의 핵심은 산은이 경영을 감시·통제하고 이를 어길 시에는 5000억원의 위약금과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는 것이다. 산은은 이에 대한 담보금으로 대한항공 발행 신주에 대한 처분권한도 가져갔다.
우선 한진칼은 산업은행이 지명하는 사외이사 3인 및 감사위원회위원을 선임해야 한다. 현재 한진칼 이사진은 조원태 대표이사 회장 등 사내이사 3인과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 등 사외이사 8인 등 11인으로 구성됐다.
또 한진칼은 주요 경영사항에 대해 산업은행과 사전협의를 해야 하고 동의를 받아야 한다.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인수 후 통합(PMI) 계획을 수립하고 이행할 책임도 줬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작업에 산업은행이 더 적극적으로 관여할 수 있는 다양한 장치를 만들어 놓은 것이다.
한진칼에서 독립해 회사를 감시·견제하기 위해 윤리경영위원회와 경영평가위원회도 설치된다. 윤리경영원회는 한진그룹 오너가로 인한 리스크를 규제하기 위한 기구로 외부 전문가 등이 위원회의 과반수를 차지할 예정이다.
경영평가위원회도 산업은행 주도로 외부 전문가를 포함해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주기적으로 한진칼의 경영 현황을 분석하고 평가해 의견을 내는 방식으로 운영될 것으로 관측된다.
대한항공 주식 등에 대한 담보 제공과 처분 제한에 관련한 내용도 담겼다. 특히 조원태 회장은 보유한 한진칼 지분 전체와 대한항공 지분을 담보로 제공했다.
산업은행이 측이 까다로운 의무조항을 마련한 데는 항공산업 재편이라는 국책은행의 의지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또 땅콩회항 등 갑질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한진그룹 오너 일가에 대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감시망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최대현 산업은행 부행장은 전날 온라인 브리핑에서 "매년 한진칼의 경영을 평가해 평가등급 저조할 경우 경영진 해임과 교체 등의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며 "(통합추진에) 실패할 경우 조원태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