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 감찰을 거치지 않은 채로 나온 결정이라는 내부 증언이 나왔다. 이로 인해 이를 강행한 박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이 되레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직권남용) 혐의를 받을
수 있단 지적이 제기된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현재 법무부 감찰관실에서 근무 중인 이정화 대전지검 검사가 지난 29일 오후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글을 올렸다. 그는 글을 통해 자신이 판사 불법사찰 의혹 관련 문건을 검토한 후 범죄 성립이 어렵단 결론을 내리고 보고했으나 아무 설명 없이 삭제됐다고 주장했다.
이 검사는 "제가 법리검토를 담당한 '주요 사건 재판부 분석' 문건에 기재된 내용을 검토하고 분석한 결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고 감찰담당관실에 있는 검사들에게도 검토를 부탁한 결과 제 결론과 다르지 않았기에 그대로 기록에 편철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24일 오후 5시20분쯤 이 문건 작성 경위를 알고 있는 분과 처음으로 접촉을 시도했고 그 직후 갑작스럽게 총장님에 대한 직무집행정지 결정이 내려졌다"며 "급기야 그 다음날 대검찰청 수사정보담당관실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뤄진 직후 총장님에 대한 수사의뢰가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이 검사 말대로라면 판사 불법사찰 의혹에 대해 제대로 된 감찰도 이뤄지지 않은 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해당 혐의를 바탕으로 윤 총장 징계청구와 직무배제를 발표한 것이 된다.
이 검사는 "감찰담당관실에서 누군가가 추가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성립 여부에 대해 저와 견해를 달리하는 내용으로 검토를 했는지 여부도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제가 작성한 보고서 중 수사의뢰 내용과 양립할 수 있는 부분은 아무런 합리적 설명도 없이 삭제됐다"고 주장했다.
법무부는 이러한 주장에 대해 즉각 반박하는 입장을 냈다.
법무부는 "현재까지 확보된 재판부 성향 분석 문건 이외에도 유사한 판사 사찰 문건이 더 있을 수 있는 등 신속한 강제 수사의 필요성이 있고 그 심각성을 감안할 때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절차와는 별도로 강제수사권을 발동해 진상을 규명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고 판단해 수사의뢰하게 됐다"며 "보고서의 일부가 누군가에 의해 삭제된 사실이 없고 파견 검사가 사찰 문건에 관해 최종적으로 작성한 법리검토 보고서는 감찰기록에 그대로 편철되어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검찰 내부에선 법무부 반박과 충돌되는 이야기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이 검사가 애초 '직권남용죄가 법리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는 보고서 초안을 작성해 보고하자 감찰관실 상사는 직무상 의무위반 징계사유 유무를 검토하라고 추가 지시했고 이에 이 검사는 '물의야기 법관 부분이 수사기록에서 나온 것일 경우 직무위반 소지가 있다'는 내용을 작성했는데 그 부분은 아직 확인 전이기 때문에 조사하려던 과정에서 직무배제와 징계청구, 수사의뢰가 이뤄졌단 것이다.
이후 보고서 내용에서 직권남용죄 불성립 검토 부분은 아예 삭제하란 지시가 내려왔고 삭제 후 감찰담당관실이 그 기록을 직권남용 수사의뢰에 활용했단 얘기가 나온다. 주장이 사실이라면 일방적 지시에 의해 직권남용죄 불성립 부분이 삭제된 보고서가 최종적으로 쓰인 것이 맞다는 결론이 나온다.
다만 최종적으로 어떤 기록이 어떻게 남겨져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감찰관실 소속 검사들은 박 감찰담당관을 찾아가 "기록을 보여달라"고 요청했지만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선 이같은 의혹이 모두 사실일 경우 윤 총장 감찰의 총괄 책임자 역할을 하고 있는 박 감찰담당관이 직권남용 혐의를 받을 수 있단 지적이 나온다. 당초 윤 총장에 대한 감찰은 박 감찰담당관이 주도해왔다. 류혁 법무부 감찰관이 박 감찰담당관의 직속 상사지만 류 감찰관은 윤 총장에 대한 감찰담당관실의 대면 조사 시도 당시부터 사실상 업무에서 배제돼 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보수 성향의 시민단체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법세련)은 박 감찰담당관을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