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동작구에 위치한 고등학교에 근무하는 교사 A씨는 대학수학능력시험 예비소집일인 지난 2일 학생들을 보내며 못내 아쉬움을 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모든 일상을 변화시킨 것처럼 수능 문화도 바꿔놓았다.
수능 전날은 교사들과 학생들이 교실에 모여 따뜻한 격려의 말과 포옹이 오가는 날이다. 하지만 이번 예비소집일은 달랐다. 혹시 모를 감염 상황을 우려해 학생들과의 접촉을 최소화하고 수험표도 운동장에서 배부했다.
A씨는 "운동장에서 워킹스루 방식으로 수험표를 배부하고 학생들끼리 접촉도 최소화하기 위해 학급별로 시간차를 두고 진행했다"고 달라진 상황을 전했다.
이 학교는 1·2학년 후배들이 수험표를 받고 교문을 나서는 선배들에게 힘찬 박수와 성원으로 응원하는 문화가 있다. 하지만 코로나는 이런 정겨운 문화도 멈춰 세웠다. 지난 10월만 해도 선배들을 위한 응원행사를 간소하게나마 진행하려 했지만 지난달 11월 3차 대유행이 본격화되면서 행사 취소를 결정했다.
A씨는 "그동안 수능을 보러가는 선배들을 위해 학생회를 포함한 후배들이 교문에서 응원행사를 진행했으나 올해 취소됐다. 수능 당일 고사장 앞에서 진행하는 응원행사도 올해는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부모회에서 고3 수험생들을 위해 간단한 간식을 준비한 게 이번 행사의 전부"라며 "결과를 떠나 아이들이 부디 안전하게 수능을 치렀으면 정말 좋겠다"고 덧붙였다.
예비고사장 준비, 방역, 발열체크… 교사도 바빴다
수능날이 되면 교사들도 함께 바빠진다. 시험이 치러지는 고사장에 출근해 수능 감독을 봐야 하기 때문. 학생들이 시험을 치르는 약 8시간 동안 교사들도 함께 수능을 보는 셈이다.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고등학교에 근무하는 교사 B씨는 교편을 잡은 지 3년도 되지 않은 새내기 교사다.B씨는 "조금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시험 성격상 연차가 많지 않은 교사들은 수능 감독관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하지만 이번 코로나 확산으로 예비 인원 대기, 별도 고사장 마련 등 원활한 시험 진행을 위해 거의 모든 교사들이 감독관으로 근무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B씨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 치러지는 수능인 만큼 모두가 좋은 결실을 맺었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도 남겼다.
그는 "교사 생활을 시작한지 얼마 안됐지만 지난해에 비해 많이 달라진 상황이 적응 안된다"며 "재수생을 포함한 모든 수험생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어 "시험 시간 내내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비교적 열악한 환경 속에서 시험을 치렀지만 열심히 노력한만큼 좋은 결과를 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