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까지 R&D에 16조원 가량을 투자했다. / 사진=뉴시스
국내 대기업들이 올해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연구개발(R&D) 투자 금액을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여파로 매출 규모가 축소된 상황에서도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행보에 역량을 집중하는 모양새다.
9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국내 500대 기업 중 분기보고서를 제출하고 R&D 비용을 공시하는 217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 올 들어 3분기까지 이들 기업의 R&D 비용은 총 40조156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39조3561억원) 대비 2.03%(8000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이들 기업의 매출은 총 1178조6822억원으로 전년 동기(1238조7595억원)보다 4.85%(60조773억원) 줄었다. 매출 감소에도 R&D 투자액은 확대됨에 따라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중은 1년 전(3.18%)보다 0.23%포인트 높아진 3.41%를 기록했다.


매출은 줄었지만 R&D 투자는 늘어

조사대상 17개 업종 가운데 8개 업종의 R&D 투자가 5조9414억원으로 1년 전보다 5.2%(3234억원) 줄었지만, 9개 업종의 R&D 비용이 34조2146억원으로 3.4%(1조1233억원) 늘며 전체 R&D 투자액을 끌어올렸다.

IT전기전자의 R&D 투자가 24조7050억원으로 1년 새 4635억원, 석유화학업종(1조9630억원)이 2644억원 각각 늘었다. 같은 기간 자동차·부품(5조3461억원)과 제약업종(8777억원)의 R&D 비용도 1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이들 4개 업종의 R&D 투자 증가액은 1조460억원에 달한다.

반면 조선·기계·설비업종의 R&D 비용(1조7087억원)은 1년 전보다 1630억원 줄어 감소 규모가 가장 컸고 ▲서비스(-749억원) ▲공기업(-354억원) ▲철강(-288억원) ▲건설 및 건자재(-170억원)업종의 R&D 비용이 모두 100억원 이상 감소했다.


매출 대비 R&D 비중은 제약업종이 13.21%로 유일하게 두 자릿수를 기록해 가장 컸다. 이어 ▲IT전기전자 8.19% ▲서비스 6.4% ▲자동차·부품 2.96% ▲조선·기계·설비 2.55%가 뒤를 이었다. 생활용품(1.73%)과 통신(1.36%), 석유화학업종(1.14%)의 R&D 비중도 1%대를 기록했다.

삼성전자 투자금 압도적

기업별로는 네이버가 매출 3조7915억원 중 25.51%(9673억원)를 R&D에 투자해 조사대상 기업 중 비중이 가장 높았다. 한미약품(23.39%), 넷마블(20.59%)도 매출의 20% 이상을 R&D에 썼고 ▲셀트리온 18.54% ▲엔씨소프트 17.63% ▲대웅제약 15.57% ▲카카오 13.24% ▲SK하이닉스 10.98% ▲유한양행 10.76% ▲종근당 9.78% 등이 R&D 비중 ‘톱10’을 형성했다.

R&D 투자 규모로는 삼성전자가 유일하게 10조원 이상을 투자해 부동의 1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3분기 누적 매출 175조2555억원 중 9.07%(15조8971억원)를 R&D에 지출했다. 매출이 1년 새 2.78%(4조7394억원) 증가한 가운데 R&D 비용도 3.99%(6094억원) 늘며 매출 대비 R&D 비중이 0.11%포인트 높아졌다.

삼성전자에 이어 LG전자의 R&D 투자액이 3조25억원으로 두 번째로 많았고 SK하이닉스(2조6281억원)와 현대자동차(2조871억원)도 2조원 이상 투자했다. LG디스플레이(1조3287억원)와 기아자동차(1조2408억원)도 1조원대를 투자해 IT전기전자와 자동차·부품업종 기업이 R&D 투자액 상위를 형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