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미국에서 인종차별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올해는 주요 대선 이슈로 부상할 만큼 파장이 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에도 수개월 간 미국 전역에서 수십만 명이 모여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는 구호를 외쳤고, 결국 미 역사상 최초로 흑인 여성 부통령이 탄생했다.
계기는 지난 5월25일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발생한 40대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이었다. 플로이드가 숨을 쉴 수 없다고 애원하는 데도 백인 경찰이 거의 9분 동안 목을 무릎으로 짓눌러 사망케한 이 장면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삽시간에 퍼지면서 대중의 뜨거운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분노한 군중은 거리로 나서서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앞서 2월23일 조깅 중이던 20대 흑인 청년 아머드 아버리를 백인들이 총격 살해한 사건, 3월13일 경찰의 무리한 체포 시도 와중에 총을 맞고 사망한 응급의료요원 브레오나 테일러 등 흑인 사망 사건이 잇따라 일어난 점도 시위 불길을 당긴 요인이 됐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인종차별 근절 메시지에는 귀를 닫은 채 시위대를 '폭도'로 규정했다. 시위 진압을 위해 연방군을 투입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놓는가 하면 교회 앞에서 성경을 든 사진을 찍기 위해 백악관 앞에서 진행되던 평화 시위를 강제 해산시켰다. 또 노예제를 옹호한 남부연합군 상징을 '위대한 역사적 유물'로 보존해야 한다며 철저한 보수주의 행보를 이어갔다.
조 바이든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는 이런 트럼프 대통령을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비판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여기에 더해 사상 처음으로 흑인·인도계 여성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을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지명했다.
결국 바이든 후보는 흑인 등 유색인종 유권자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어 대선에서 승리, 미국 제46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인종간 갈등을 부추기는 등 '분열의 정치'를 펼쳤지만 화합을 내세운 바이든 후보의 '화해의 정치'에 미국 국민들이 화답한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한 유권자가 7000만명을 넘었다. 미 대선 패배자가 7000만 명의 지지를 받은 것은 미국 역사상 처음이다.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백인 보수층이 많아 미국의 인종갈등이 언제 또 다시 폭발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미국의 흑백갈등은 '영원한 활화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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