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이 자신을 독살하려 했다는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에 대해 크렘린궁이 '피해망상 환자'라고 맹비난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22일 "나발니가 피해망상(delusions of persecution)를 앓고 있다"면서 "과대망상증의 뚜렷한 특징도 보인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이어 "나발니는 권위와 권력을 둘러싼 정신적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병든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나발니는 전날 자신을 암살하려 했던 FSB 소속 독극물팀 요원으로부터 "나발니의 속옷에 독극물을 묻혔다'는 증언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CNN방송이 영국 탐사보도 매체 벨링켓 등과 공동 취재한 결과다.
CNN 보도에 따르면 나발니는 본인이 러시아 국가안보회의(NSC) 고위 관리라고 신분을 속이고, 콘스탄틴 쿠드랴프체프라는 FSB 독극물팀 요원과 통화했다.
그는 암살 작전 실패 원인을 상부에 보고해야 한다며 어떤 물건에 주로 독을 묻혔는지 물었다. 그러자 FSB 요원은 "속옷"이라고 답했다. 정확히 어디에 묻혔느냐는 질문에는 "안쪽, 사타구니"라고 말했다. 이 내용은 나발니 유튜브 등에 게재됐다.
FSB는 이에 "나발니가 인터넷에 게재한 대화 동영상은 외국 정보기관에 조작된 '가짜'"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페스코프 대변인 역시 이날 기자회견에서 "FSB는 우리를 테러로부터 보호한다"며 "나발니의 시도는 FSB에 대한 신뢰를 해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으로 꼽히는 나발니는 지난 8월 시베리아 톰스크에서 모스크바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갑자기 혼수상태에 빠져 시베리아 옴스크 병원에 입원했다.
이후 그는 코마 전문팀이 있는 독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의식을 회복, 최근 퇴원해 재활 치료 중이다.
화학무기금지기구(OPCW)에 따르면 나발니의 몸에서는 1970·80년대 구소련군이 개발한 신경작용제 노비촉이 검출됐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나발니를 죽이려 했다면 임무를 완수했을 것"이라며 독살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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