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국내 많은 영화인들이 바랐던 '아카데미의 꿈'은 지난해, 말 그대로 '꿈'처럼 이뤄졌다. 봉준호 감독이 영화 '기생충'으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감독상·각본상·국제극영화상까지 주요 부문 4개 트로피를 휩쓴 덕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생충'의 아카데미 수상에서 아쉬운 부분이 하나 있었다면 배우상 후보가 없었던 점이다. 실제 봉준호 감독은 아카데미 시상식 이전부터 송강호 등 '기생충' 배우들이 후보로 지명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런데 이 아쉬움을 단 1년 만에 해소할만한 기회가 찾아왔다. 한국계 미국인 정이삭 감독의 영화 '미나리'가 유력한 오스카 후보로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나리'에는 감독과 마찬가지로 한국계 미국인인 배우 스티븐 연과 우리나라 배우 한예리 윤여정 등이 출연했다. 그리고 영화는 감독의 각본이나 연출 능력 뿐 아니라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에 대해서도 많은 호평을 이끌어 내고 있다.
윤여정은 내년 아카데미 시상식의 유력한 여우조연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 같은 예측은 이미 지난 2월부터 시작됐다. 미국 매체 어워드와치(Award Watch)는 지난 2월 "'페어웰'의 성공과 '기생충'의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이 오스카에서 동아시아인 및 아시아계 미국인들을 대변할 기회의 문을 열어주기를 바란다"며 윤여정이 '미나리'로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또한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 역시 '제93회 오스카 예측 유력 후보'를 다룬 칼럼에서 '미나리'가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각본상, 음악상까지 6개 부문에서 후보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다른 매체 인디와이어 역시 '미나리'가 여우조연상과 각본상 후보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다.
이 같은 기대를 반영하듯 '미나리'의 수상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윤여정은 이번 달 초 선셋 필름 서클 어워즈에서 '미나리'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이어 보스턴비평가협회(BSFC)와 LA비평가협회(LAFCA)에서도 여우조연상 수상의 쾌거를 이뤘다. 그뿐 아니라 윤여정은 플로리다 비평가협회와 인디애나 기자협회 시상식에서는 여우조연상 부문 RUNNER-UP(2위)을 차지하기도 했다.
윤여정과 더불어 여자 주인공인 한예리의 연기에 대해서도 호평이 많다. '미나리'에서 한예리는 남편을 따라 미국에 이민을 온 여주인공 모니카 역할을 맡았으며, 윤여정은 손자를 봐주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 온 할머니 순자 역할을 맡았다. 미국 매체 할리우드 리포터는 '올해의 위대한 연기'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예리의 연기에 대해 "극에 활력을 불어넣어 준 인상 깊은 연기, 스티븐 연과의 훌륭한 감정 호흡"이라고 칭찬을 하기도 했다.
또한 한예리는 수상은 불발됐지만 인디애나 기자협회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라 레이첼 맥 아담스, 마고 로비, 캐리 멀리건, 프란시스 맥도맨드, 비올라 데이비스, 제시 버클리 등의 할리우드 여배우들과 경쟁했다.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는 '오스카 레이스'의 스코어로 보면 '미나리'의 아카데미 시상식 주요 부문 후보 입성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뿐 아니라 윤여정을 비롯한 배우들의 수상 역시 이어지고 있어 후보 지명 역시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으로 예측된다.
과연 윤여정과 한예리가 우리나라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후보로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 올해 '기생충'이 이뤄낸 기적에 이어 또 한 번의 기적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