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정인이 사건'에 대해 "국민들의 공분이 국회를 움직이는 것은 좋은 현상이지만 그 움직임은 사건 보도 후 며칠 만에 법안이 졸속으로 만들어지는 방식이어서는 곤란하다"고 우려했다./사진=뉴스1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양부모의 학대로 생후 16개월 아동이 사망한 '정인이 사건' 이후 여야가 관련 법안을 추진 움직임을 보이자 "오히려 아동 학대 피해자들을 더 위험하게 만들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원 지사는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들의 공분이 국회를 움직이는 것은 좋은 현상이지만 그 움직임은 사건 보도 후 며칠 만에 법안이 졸속으로 만들어지는 방식이어서는 곤란하다"며 이같이 적었다.

원 지사는 "아동 학대가 다른 범죄와는 다른 미묘하고 특수한 점을 잘 이해하지 못하면 법안이 잘못된 결과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며 "법안을 만들기 전에 현장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하고 충분한 토론 과정을 거쳐 정교한 법안의 구조를 만드는 게 진정으로 피해 아동을 위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동 학대에 대한 형량만 강화시키면 오히려 불기소되거나 무죄를 받는 경우도 늘어난다"며 "강화된 형량에 걸맞은 증거를 확보하기 위한 수사와 재판이 혹독해지면서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가 받는 고통도 늘어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회 신고를 받을 경우 피해 아동을 가정에서 즉시 분리시키는 법안도 마찬가지"라며 "분리 후 갈 수 있는 쉼터 시설이 제한돼 있는 상황에서 정말 보호를 받아야 하는 위급 상황에 있는 아동을 보호받지 못하게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