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사진=한국조선해양
현대중공업이 연내 상장을 추진해 친환경 기술 투자 자금을 마련한다. 이를 통해 친환경 선박 시장에서 '규모의 경제' 중국과의 초격차를 벌릴 전략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향후 5년간 친환경 선박 개발, 건조기술 개발, 친환경 생산설비 구축에 최대 1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연료전지 관련 기술을 보유한 기업의 인수합병(M&A)이나 지분 매입을 포함한 기술 투자도 추진한다. 

투자 자금은 기업공개(IPO)를 통해 연내 약 20% 규모의 신주를 발행해 조달할 방침이다. 현대중공업은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이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다. 상장을 통해 마련된 자금은 모두 현대중공업으로 유입된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019년 5월 물적분할을 통해 조선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존속회사)과 사업회사 현대중공업(분할 신설회사)로 나뉘었다.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해서다. 

한국조선해양은 상장법인을 유지하고 신설회사는 비상장법인으로 남았다. 한국조선해양 아래 있는 주요 자회사인 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에너지솔루션 가운데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 2곳이 비상장사로 남아있다. 상장 후에도 현대중공업의 주주 구성에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선. /사진=한국조선해양
국제해사기구(IMO)는 오는 2050년까지 선박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8년 대비 50% 이하로 줄일 것을 규정하고 있는 만큼 선제적으로 친환경 선박으로의 전환을 추진하겠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파기기후 변화협약에 재가입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있어 액화천연가스(LNG)추진선으로의 교체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LNG추진선 건조 규모는 지난해 20조원에서 2025년 130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부터 조선업 회복세가 예상되는 점도 현대중공업의 상장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목표 수주액을 149억달러(16조원)로 설정했다. 이는 지난해 목표 수주액보다 35% 높은 수준이다.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는 "미국 정부의 친환경사업 투자에 따라 친환경 선박 수요가 늘고 있다"며 "지난해 말 회복세를 고려하면 올해 글로벌 발주량은 예상치를 초과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이 친환경 선박 개발에 속도를 내면 중국과의 기술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한국은 LNG선 등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지난해 전 세계 수주량 1위에 올랐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은 2위를 기록했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조선산업의 패러다임은 이미 기술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시장의 변화를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로 자리를 확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