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이 네이버와 지분 협약을 맺은 데 이어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시장 판도 변화를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사진=신세계그룹

신세계그룹이 이커머스 시장에서 공격적인 세력 확장에 나섰다. 국내 이커머스업계 1위 사업자인 네이버와 지분협약을 맺는 동시에 3위 사업자인 이베이코리아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커머스 시장에서 존재감이 미미한 신세계그룹이 네이버에 이어 이베이코리아까지 포섭할 경우 시장 지각변동을 이끄는 주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와 동맹… 온·오프라인 최강 연합군 결성

17일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강희석 이마트 대표, 차정호 신세계백화점 대표, 한성숙 네이버 대표,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 등 양사 주요 관계자는 전날 JW메리어트 호텔에서 만나 ▲커머스 ▲물류 ▲멤버십 ▲상생 등 전방위적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사업 협약을 체결했다.

신세계그룹과 네이버는 이번 사업 협약을 통해 온∙오프라인 유통 최강자로 재탄생해 유통 시장을 압도하겠다는 포부다. 양사의 이용 고객수는 신세계그룹이 2000만명, 네이버가 5400만명에 이른다. 양사 결합을 통해 45만명에 달하는 판매자수, 즉시·당일·새벽배송이 가능한 전국 물류망, 7300여개의 오프라인 거점 등을 확보하게 된다.
이를 위해 양사는 2500억 규모의 지분 맞교환을 진행한다. 이마트 1500억원, 신세계백화점 1000억원 규모로 네이버와의 상호 지분 교환을 통해 양사간 결속과 상호 신뢰를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이마트는 자사주 82만4176주(지분 2.96%)를 네이버 주식 38만9106주(지분 0.24%)와, 신세계는 신세계인터내셔날 주식 48만8998주(지분 6.85%)를 네이버 주식 25만9404주(지분 0.16%)와 맞교환할 예정이다.

16일 오전 서울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신세계·이마트 - 네이버 사업제휴합의서 체결식'에서 (왼쪽부터)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 한성숙 네이버 대표, 강희석 이마트 대표, 차정호 신세계백화점 대표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신세계그룹

신세계그룹과 네이버는 이번 사업협약을 통해 ▲온∙오프라인 커머스 영역 확대 ▲물류 경쟁력 강화 ▲신기술 기반 신규 서비스 발굴 ▲중소셀러 성장 등 유통산업 전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특히 신세계그룹은 네이버를 통해 이커머스 시장 기반을 다질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지난해 거래액이 27조원에 달하는 업계 1위 사업자인 반면 신세계그룹 통합 온라인몰인 SSG닷컴 거래액은 3조9000억원 수준으로 네이버에 한참 못미친다.
SSG닷컴은 지난해 말 오픈마켓 모델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은 바 있다. 개인사업자가 입점해 상품을 판매하는 오픈마켓은 취급 상품수가 많아 사실상 시장점유율에 해당하는 거래액을 늘리는 데 효율적이다. SSG닷컴은 몇개월째 오픈마켓 사업 시작을 미뤄왔으나 이번 제휴로 국내 최대 오픈마켓인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와 협업하면서 자연스럽게 오픈마켓에 뛰어들게 됐다.

신세계그룹은 이마트 장보기와 신세계백화점 패션·뷰티·명품 등의 강점을 네이버 플랫폼에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신세계그룹이 가진 전국 물류망을 네이버의 물류 파트너사들과 연계해 전국 단위의 풀필먼트, 라스트 마일 서비스 확대 등에도 박차를 가한다. 기존 새벽배송, 당일배송 서비스는 물론 주문 후 2~3시간 내 도착하는 즉시배송 등 최적의 배송 서비스 구현을 논의 중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국내 온∙오프라인을 선도하는 신세계그룹과 네이버가 만나 커머스, 물류, 신사업 등 유통 전 분야를 아우르는 강력한 협업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라며 “신세계그룹이 가진 국내 최고 수준의 온∙오프라인 유통, 물류 역량과 네이버의 플랫폼, AI기술 등이 결합해 고객들에게 최고의 혜택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중소 셀러 등 파트너들과도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새로운 생태계도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약을 쿠팡에 맞선 혈맹으로 해석한다. 쿠팡이 지난 1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하면서 첫날 100조원에 달하는 기업가치를 평가받자 이에 대한 견제 장치 마련에 나선 것이다. 쿠팡에 시장을 완전히 내줄 수 없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결과다.

신세계 이마트, 이베이코리아 인수할까

신세계그룹은 같은 날 이베이코리아 예비입찰에도 뛰어들었다. 이베이코리아 매각 주관사인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는 지난 16일 예비입찰을 마감했다. 신세계그룹은 이마트를 주체로 예비입찰에 참여했다. 롯데그룹과 SK텔레콤,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 등도 인수 의향서(LOI)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아직 예비입찰단계이기 때문에 본입찰 참여 여부는 미지수다. 예비입찰은 본입찰 전 참여 의사를 확인하고 매수 대상의 경영 지표를 들여다보는 단계로 별도의 구속력이 없다. 본입찰은 오는 5~6월쯤 진행될 예정이다. 지분 100%를 매각하는 희망가로 5조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 거래액이 20조원에 달하고 지난 16년간 업계에서 유일하게 흑자를 내온 알짜 매물로 평가 받는다. 어느 기업이든 이베이코리아를 손에 넣기만 하면 단숨에 시장 3위로 올라설 수 있다. 신세계그룹이 네이버와 손을 잡은 데 이어 이베이코리아까지 인수하게 되면 시장 판도는 확연히 달라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