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사진=각사
4대 금융지주의 '킹 메이커'로 불리는 사외이사가 이번 정기 주주총회에서 대다수 연임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금융지주 회장이 연임에 성공하고 '친정체제'를 강화하면서 사외이사들도 대거 연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거수기 역할을 하는 사외이사들을 연임시켜 감시·견제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가운데 임기 만료를 앞둔 26명 중 22명(84%)는 재선임 후보로 추천된 것으로 나타났다.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신규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곳은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이다. 신한금융은 지난 3일 이사회에서 6년 임기를 채운 박철·히라카와 유키 사외이사 등 2명의 자리를 포함해 총 4명의 신규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했다.


사외이사 후보자는 ▲곽수근 서울대 경영대학 명예교수 ▲배훈 변호사법인 오르비스 변호사 ▲이용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임상교수 ▲최재붕 성균관대 기계공학과 교수 등이다.

이 중 이용국·최재붕 교수는 지난해 유상증자에 참여해 새로 주주가 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가 추천한 후보다.

재일교포 측 사외이사 수는 기존대로 4명으로 유지되나 전체 사외이사 인원수가 10명에서 12명으로 늘어나면서 재일교포 측 사외이사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아졌다. 신한금융은 오는 25일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후보 선임을 확정할 예정이다.


하나금융은 이달 말 사외이사 8명의 임기가 동시에 끝난다. 이 중 6년 임기를 다한 윤성복·차은영 이사를 대신해 권숙교 김앤장법률사무소 고문과 박동문 코오롱인더스트리 대표이사 사장을 2년 임기로 신규 선임하기로 했다. 박원구·김홍진·양동훈·허윤·이정원·백태승 등 나머지 사외이사 6명은 임기 1년으로 재선임된다.

KB금융과 우리금융도 안정을 택했다. KB금융은 사외이사 7명 가운데 이달 말 임기가 만료되는 스튜어트 솔로몬·선우석호·최명희·정구환·김경호 등 5명을 전원 재추천했다. 임기는 1년이다. 우리금융도 사외이사 6명 중 임기가 끝나는 노성태·박상용·정찬형·전지평·장동우 등 5명을 1년 임기로 재선임하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금융권의 사외이사 '거수기 역할'에 대한 논란이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KB금융 사외이사들은 지난해 총 20회 열린 이사회에서 모든 안건에 '찬성' 또는 '특이의견 없음' 의견을 냈다. 우리금융 역시 14회의 이사회 중 반대 의견이 나온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농협금융은 20회, 하나금융은 10회 이사회를 열었지만 반대 의견이 나온 건 각각 한 번에 불과했다. 신한금융만 16회 이사회 중 반대 또는 보류 의견이 다섯번 나왔다.

반면 이들이 가져가는 보수는 수천만원에 달했다.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지난해 금융사 자산 총액 2조원 이상 또는 상장사 145개 기업 중 105개 기업을 대상으로 사외이사 331명의 보수를 분석한 결과 금융지주사 사외이사의 보수가 평균 6660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금융권 전체 평균보다 26.6% 높은 금액이다. 이어 자산운용사(6000만원), 손해보험사(5750만원), 증권사(5420만원), 신용카드사(5350만원) 순이다. KB금융지주의 사외이사 보수는 893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어 국민은행(8680만원) 삼성증권(8590만원) SC제일은행(8130만원) 삼성생명(7800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실장은 "사외이사의 역할은 경영진에 대한 감시·견제와 기업 수익성을 높일 수 있도록 외부 전문가로서 조언하는 것"이라며 "금융사의 사건·사고를 해결해주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된다면 거수기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