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왼쪽)과 박철완 상무. / 사진=금호석유화학
금호석유화학의 경영권 분쟁이 박찬구 회장의 '완승'으로 끝났다. 삼촌을 상대로 '조카의 난'을 일으킨 박철완 상무의 고액배당안 등 주주제안이 주주총회의 문턱을 넘지 못한 것이다.
금호석유화학은 26일 서울 중구 시그니쳐타워에서 제44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재무제표 및 이익배당 승인의 건 ▲사내이사·사외이사 선임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등에 대한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이날 주총에는 지난해 말 기준 의결권있는 주식 수 2487만5163주 중 위임장에 의한 대리출석을 포함해 2056명의 소유주식 1995만5885주가 참석해 참석률 80.2%를 기록했다.


핵심안건 모두 사측 제안 통과

주총의 핵심안건은 배당안과 사내이사 및 사외이사 선임이었다. 회사 측은 배당안으로 보통주 4200원, 우선주 4250원을 제시한 반면 박철완 상무는 보통주 1만1000원, 우선주 1만1050원을 제안했다.

투표 결과 사측이 제안한 배당안이 의결권이 있는 주식 가운데 64.4%의 찬성을 받아 통과했다. 박 상무의 제안은 35.6%의 표를 얻는 데 그쳤다.

박 상무의 이사회 진입 시도도 실패했다. 사내이사 후보로 사측은 백종훈 금호석유화학 영업본부장 전무를 제시한 반면 박 상무는 본인을 후보로 추천했다. 박 상무는 이사회 멤버로 참여해 경영진을 경제할 목적에서다.


해당 안건에 대한 투표결과 백 전무는 64%의 찬성표를 얻었고 박 상무는 52.7%의 찬성표를 얻었다. 두 사람 모두 이사선임 결의요건은 충족했지만 더 많은 찬성표를 얻은 백 전무가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두 안건이 모두 결의 요건을 충족할 경우 다득표한 하나의 안건만 통과시키기로 주주제안 측과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박철완 이사회 진입도 실패… 장기전 예고

사외이사 후보 역시 박 상무가 추천한 후보가 모두 탈락했다. 대신 사측에서 추천한 이정미 법무법인 로고스 상임고문변호사, 박순애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 최도성 가천대학교 석좌교수 등 3명이 모두 67% 이상의 찬성률로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이사회 내무 위원회 설치, 감사위원회 위원이되는 사외이사 1명의 선임 건도 모두 사측이 제시한 안건이 더 많은 표를 얻어 주총을 통과했다.

이에 따라 금호석화의 '조카의 난'은 박 상무의 패배로 막을 내렸다. 하지만 경영권 분쟁의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다.

박 상무는 주총 폐회 직후 입장문을 통해 “끝이 아닌 시작에 불과하다”며 “주총 결과와는 상관없이 부적절한 금호리조트 인수 추진, 과다한 자사주 장기 보유, 동종업계 대비 과소 배당 등 비친화적 주주환원 정책을 바로잡기 위한 최대주주로서 책임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혀 장기전을 예고했다.

재계에서는 박 상무가 주총 이후 임시주총이나 내년 정기주총 등을 통해 다시 한번 경영권 분쟁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한다. 박 상무와 모친, 장인 등은 최근 금호석화 지분을 매입했으며 향후 누나들도 참전해 박 상무에 힘을 실어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