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여의도 트윈타워(왼쪽)와 SK 서린사옥. /사진=뉴스1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최종판결을 두고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간 공방이 주주총회 기간에도 이어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26일 "더 이상 소모적 논쟁을 하지 말고 SK가 동의한다면 영업비밀 침해 사실을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판결문에 적시된 영업비밀 리스트와 관련된 증거자료를 양사가 직접 확인해보는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주총장으로 이어진 배터리 분쟁 


SK이노베이션이 이날 주주총회에서 "ITC는 영업비밀이 무엇인지 분명하지는 않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문서관리 미흡을 이유로 사건의 본질인 영업비밀 침해 여부에 대한 사실관계는 판단하지 않은 채 경쟁사의 모호한 주장을 인용했다"고 밝힌 데 대한 반박이다. 이영명 SK이노베이션 이사는 "미국에서 배터리 사업을 지속할 의미가 없거나 사업 경쟁력을 현격히 낮추는 수준의 경쟁사 요구는 수용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영업비밀 침해와 관련한 증거자료는 양사 대리인들만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양사가 동의할 경우 직접 확인이 가능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를 확인해 경쟁사가 당사의 어떤 영업비밀을 가져가서 활용했는지에 대해 명확하게 판단하자고 주장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ITC는 최종판결문에서 SK의 증거인멸은 고위층이 지시해 전사적으로 자행됐고 자료수집 및 파기라는 기업문화가 만연해 있다고 언급했다"며 "악의적인 증거인멸에도 LG는 남아있는 자료를 기반으로 영업비밀 침해 사실을 개연성 있고 구체적으로 제시했다고 밝히면서 22개의 침해 사실이 명확하다고 판결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ITC는 LG의 입증 수준은 미국 법원이 기존 사건에서 요구한 수준을 훨씬 뛰어넘었다고 설명하며 구체적인 카테고리 목록도 공개한 바 있다"며 "그럼에도 아직까지 ITC판결 내용을 인정하지 않고 구체적인 사실까지 오도하는 것은 매우 안타깝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LG "배터리 분쟁 유야무야 안 넘길 것"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1일 SK이노베이션 이사회가 "소송의 본질인 영업비밀 침해 여부에 대한 방어 기회도 갖지 못한 채 미국 사법절차 대응이 미흡했다는 이유로 패소해 매우 안타깝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LG에너지솔루션은 "글로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기조 속에서 경쟁회사의 영업비밀 등 지식재산권을 존중하는 것은 기업운영의 기본"이라며 "이사회의 역할은 이를 위한 회사의 컴플라이언스 이슈를 관리 감독하는 것임에도 패소 요인을 글로벌 분쟁 경험 미숙으로만 인식하는 것에 대해서도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소송은 단순히 양사간의 문제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미래 성장동력인 배터리 산업에서 지식재산권이 얼마나 중요한 국제 경쟁력으로 작용하는지를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며 "지난 30여년 동안 쌓아온 소중한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해 앞으로도 단호하게 대처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앞서 LG화학도 지난 25일 열린 주총에서 SK이노베이션을 향한 발언을 쏟아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공정한 경쟁을 믿고 기술개발에 매진 중인 전 세계 기업들과 제품이 합법적으로 만들어졌을 것이라 믿고 구매하는 고객을 위해서라도 이번 사안을 유야무야 넘길 수 없다"며 "피해규모에 합당한 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엄정하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