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전기차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고성능 분리막 생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여기에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분리막 특허 예비심사에서 승소하면서 소송 리스크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LG에너지솔루션이 2019년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제기했던 배터리 분리막·양극재 특허침해 소송에 대해 "SK이노베이션이 특허를 침해치 않았다"는 예비결정을 내렸다.
5월 상장… 2조3000억 실탄 확보할 듯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분리막 특허 소송 리스크에서 한 걸음 물러나면서 분리막 제조업체 SKIET 상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판결을 통해 자사의 분리막 기술력을 인정받은 셈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최종 판결은 오는 8월 내려질 예정이다.
SKIET는 지난달 31일 임시이사회를 열어 신주 855만6000주를 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모회사 SK이노베이션도 임시이사회에서 회사가 보유한 SKIET 지분 90% 중 22.7%에 해당하는 1283만4000주를 구주 매출로 내놓기로 결의했다.
SKIET의 공모주식수는 총 2139만주로 전체 발행주식의 30%에 해당한다. 1주당 희망 공모가 범위는 7만8000원부터 10만5000원이다. 이번 공모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SKIET는 최대 약 2조3000억원의 투자재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이 자금을 배터리, 분리막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
2024년 전기차 약 273만대에 분리막 공급
분리막은 소재 가공 방식에 따라 습식 분리막과 건식 분리막으로 나뉜다.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용으로 주로 사용되는 습식 분리막에 주력하고 있다.
습식 분리막은 배터리 내부에서 양극과 음극이 접촉하지 않도록 분리하고 있다. 분리막 내 구멍을 통해 리튬이온이 양극과 음극 사이를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배터리 내부 온도가 일정 수준 이상 올라가게 되면 리튬이온의 이동을 차단해 내부적으로 쇼트(합선) 발생을 방지하기도 한다.
분리막이 손상되면 양극과 음극이 만나 열이 발생하고 배터리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 전기차의 '안전'과 '성능'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만큼 셀 업체의 승인 과정에도 최대 2년이 필요하다. 분리막은 배터리 원가의 약 15∼20%를 차지한다. 양극재 다음으로 비싼 소재다.
이 시장은 사실상 일본 도레이와 아세히카세히가 독점해왔다. 하지만 SKIET가 2007년 신기술 개발에 성공하면서 분리막 업계의 지형에도 변화가 감지됐다. SKIET는 국내와 중국 창저우 등에 공장을 증설하며 현재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SKIET는 지난해 프리미엄 습식 분리막 시장에서 글로벌 시장 점유율 26.8%를 차지해 일본 아사히카세이, 도레이를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SKIET는 폴란드 실롱스크와 중국 창저우에 신규 공장을 짓고 있다. 한국·중국·폴란드 전 공장이 가동되는 2024년에는 27억3000㎡의 분리막을 생산하게 된다. SKIET 관계자는 "고용량 전기차 1대당 1000㎡의 분리막이 쓰이는 점을 고려하면 273만대에 공급할 수 있는 규모"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