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사들이 테슬라 자동차 갱신을 기피하고 있다. 사진은 테슬라 모델3./사진=뉴스1

#서울시 은평구에 거주하는 테슬라 모델3 차주 L씨(29)는 최근 자동차보험 만기가 임박했는데도 여느 해와 달리 보험사로부터 갱신 안내 연락을 받지 못했다. 답답한 마음에 콜센터에 문의하자 상담사는 “지난해 가벼운 접촉사고 이력이 있는데 보험료를 산정하고 다시 연락 주겠다”는 말만 남긴 채 전화를 끊었다. L씨는 이후 3일 동안 연락을 받지 못 했고 무보험 상태로 운전을 할 수 없어 L씨는 결국 다른 보험사로 자동차보험을 옮기기로 했다.  
새로 가입하려는 보험사 상담사도 “테슬라 손해율이 재작년까지는 낮았는데 작년에 확 높아지면서 보험 갱신을 거부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L씨는 지난해보다 50만원 이상 높은 보험료를 지불하고 겨우 옮길 수 있었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전기차 보험을 취급하는 일부 손해보험사들이 최근 테슬라 전기차 보험 인수를 기피하고 있다. 갱신에 적극적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갱신 때 높은 보험료 인상률을 적용해 이탈하는 고객도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적자가 워낙 심각하기 때문에 자동차보험 계약을 쳐내고 손해를 줄이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며 ”테슬라 경우 수입차인데다 수리비가 비싸 계약을 인수하지 않거나 계약 종료를 유도하는 등 강력한 손해율(보험료 대비 보험금의 비율) 관리에 나섰다“고 말했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2020년 12월 말 기준 전기차의 평균 수리비는 164만원으로 내연기관차(143만원)보다 21만원 높았다. 전기차 평균 부품비도 95만원으로 내연기관차(76만원)보다 19만원 비싸다. 필수 부품인 ‘배터리팩’의 경우 2000만원을 넘는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기준 대형 손해보험사의 전기차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95~113%로 적정손해율인 77~78%보다 18~35%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가 판매하는 자동차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 것도 보험사들이 부담스러워 하는 이유 중 하나다. 모델3는 5479만~7479만원, 모델Y는 5999만~7999만원, 모델S는 1억414만~1억2914만원으로 모든 모델들이 5000만원을 훌쩍 넘는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사들이 전기차 시장 활성화를 기대해 테슬라 고객들을 적극 유치했지만 지난해 폭탄 수리비를 경험하고 갱신을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자동차보험 적자가 크게 해소되지 않으면서 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을 축소하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자동차보험 누적 영업적자는 7조4000억원에 이른다. 2019년 한 해에만 자동차보험에서 1조6000억원 적자가 났다. 

지난해 보험료 인상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교통량 감소까지 겹쳤는데도 적자가 38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현재 테슬라와 보험 제휴를 맺은 곳은 DB손해보험과 현대해상 2개사다. 이들은 개인용 2.9%, 업무용 10.3%의 보험료 할인을 적용하고 있다. DB손해보험은 차선이탈경고와 전방충돌경고 특약을 적용하고 현대해상은 차선이탈경고 특약 할인만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을 축소하려는 정책이 강화되면서 고가 전기차 차주들은 불리한 상황”이라며 “다만 모집할 때는 적극적이었다가 갱신할 때는 태도를 바꾸는 보험사들도 반성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