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슈케크=뉴스1) 정윤미 기자 = 박병석 국회의장은 5일 사드르 자파로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을 만나 "우리는 양국 간에 수자원·관광·농업·건설 그리고 섬유·디지털 분야에서의 협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이날 오후 12시(현지시간) 수도 비슈케크 소재 알라아르차 대통령 관저 소회의장에서 15분가량 자파로프 대통령을 예방하고 "양국 관계는 협력 잠재력에 비해 실질적 협력은 매우 부족하다"며 "앞으로 양국 정부·비즈니스 포럼 등을 통해 구체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이같이 밝혔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1월 키르기스스탄을 공적개발원조(ODA) 중점 협력국으로 선정함에 따라 향후 5년간 신북방정책 가속화 및 키르기스스탄 국가 경제 수요에 부합하는 맞춤형 협력 전략을 추진하는 데 우호적 여건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관련해 자파로프 대통령은 "키르기스스탄이 한-중앙아 협력포럼에서 매우 중요하며 포럼 안에서 공동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데 관심이 있다"면서 "저는 대한민국 대통령의 신북방정책 중요성을 알게 됐고 키르기스스탄이 양국 간 공동 프로젝트를 수행함에 있어서 적극적으로 참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안타깝게도 양국 간 무역 금액 수준이 낮다. 그래서 현재 유리한 투자를 창출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제도를 만들고 있다"면서 "우리는 외국인 투자자에게 필요한 개방을 제공하기 위해 국가에서 정치 및 상호 경제적 변화를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의장은 이날 알라아르차 대통령 관저에서 하루 동안 키르기스스탄 국가서열 1·2·3위(대통령·국회의장·국무총리)와 연쇄 회담을 이어갔다.
이날 오전 10시에는 관저 대회의장에서 탈란트 마미토프 국회의장과 2시간가량 면담을 가졌다. 한국 측 국회의원이 배석한 확대회담 전후로 박 의장은 마미토프 의장과 비공개 단독회담과 차담을 나눴다.
박 의장은 이날 확대회담 모두발언을 통해 "키르기스스탄은 중앙아시아에서 민주화에 있어서 가장 앞서가는 나라일 뿐만 아니라 개방형 시장경제라는 점에서 (한국과) 대단히 흡사한 길을 걸어가고 있다는 점을 주목한다"며 "키르기스스탄의 민주화와 경제발전에 한국이 진정한 친구이자 파트너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양국 수교 29년 만에 한국 국회의장으로 처음으로 키르기스스탄 방문한 것을 무척 영광스럽고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이번 우리의 공식 방문을 통해서 양국 관계가 한 단계 격상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을 수 있는 자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희 방문을 계기로 양국 의회가 좀 더 잦은 왕래를 통해 의회 간 협력을 돈독히 하길 원한다"며 "민의 대표기관인 의회 교류는 정부 교류 못지않게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마미토프 의장 방한을 공식 초청하기도 했다.
마미토프 의장은 이 자리에서 "우리는 친환경 농산물, 꿀과 견과류 수출이 중요하다. 그러나 234%의 높은 관세율과 한국으로부터 콜 규모를 고려, 이를 감안해주실 당부한다"며 "양국 간 무역 활성화를 위해 한국의 경제발전 모델 연구와 노력을 위한 공동 비즈니스 포럼과 전문가 라운지 개최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 일하는 자국민에 대한 노동 계약 확대를 요구하며 "한국의 EPS(외국인고용관리시스템)를 통해 832명 키르기스스탄 근로자가 한국에서 일하고 있는데 이 숫자는 (전체 고용된 외국인 근로자수 대비) 0.4%에 불과하다. 이와 관련해 노동계약을 늘리고 효과적인 홍보 방안을 요청한다"고도 밝혔다.
아울러 한국에 입국한 키르기스스탄 근로자들의 자가격리를 위한 임시센터 설립과 자가격리 시 발생하는 모든 비용을 사업주가 부담하는 것에 대한 협조도 요청했다. 그러면서 "키르기스스탄 근로자가 한국의 선진 생산과 서비스를 익힌 경험이 양국 미래 협력을 위한 긍정적인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확대회담에는 서삼석·임종성·박영순·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 양금희·조명희 국민의힘 의원, 이은주 정의당 의원이 참석했다. 키르기스스탄 측은 느샤노프 사이둘라 칸볼로토비치 한-키 의원친선협회장, 투루스쿨로프 즈르갈벡 쿠루츠베코비치 공화국-아타주르트당 대표, 디나라 케멜로바 주한키르기스스탄 대사 등 8명이 배석했다.
대통령 예방 직후 박 의장은 마리포프 울룩베크 국무총리와 30분가량 면담을 통해 "저는 키르기스스탄 정부 지도자들이 민주화와 경제발전에 대한 열망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이번 개헌 투표가 국민을 단합시키고 민주화와 경제발전에 큰 원동력이 되길 바란다"고 소회를 밝혔다.
오는 11일 키르기스스탄은 개헌을 위한 국민 투표와 지방자치단체 선거를 앞둔 가운데 우리 정부는 2015년 한국국제협력단(KOICA)을 통해 선거용 공학판독개표기를 제공한 바 있다. 관련해 울룩베크 총리는 "잘 아시다시피 우리는 한국 정부 덕분에 민주적 투명한 선거를 치를 수 있었다. 이것은 한국의 자동투표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한편 박 의장은 이날 첫 공식 일정으로 오전 9시30분경 수도에서 남쪽 약 22km 떨어진 아타베이트 현충원을 찾아 헌화했다.
키르기스어로 '우리 아버지 무덤'이라는 뜻의 아타베이트는 스탈린 억압으로 인한 희생자들을 안치한 곳이다. 희생자 중에는 이희삼, 강태주, 윤상친 등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이름이 현충원 박물관에 새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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