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문재인 정부에게 불어 올 '4·7 재보선 참패' 후폭풍이 거셀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산적한 외교·안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동력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는 관측이다.
이번 재보선 참패로 북한을 비롯해 미국과 중국, 일본이 한국의 정권 교체 가능성을 염두에 둔 외교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정권 재창출이 확실한 상황에서는 서로에게 불편한 현안들도 적극적 협의를 통해 신속하게 해결하려하겠지만, 정권 유지가 불확실하면 양자 관계에서 마찰을 줄이는 방식으로 상황관리 외교를 펼칠 가능성이 커진다.
먼저 북한은 문재인 정부가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무반응'으로 일관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면서 대내 결속 및 대남·대미 시위 목적의 무력도발과 핵·탄도미사일 기술을 고도화하는 데 매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7월 개막 예정인 도쿄 하계올림픽이 남북관계 전환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최근 북한의 불참 선언으로 '물거품'이 된 상황. 일각에서는 북측의 입장 번복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았지만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게 외교가의 중론이다.
단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희망을 가져볼 만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개최를 즈음해서 북한의 참여 확정과 스포츠를 계기로 한 남북 단일팀 구성 등 협력의 장이 만들어질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일부에서는 여전히 변수도 존재한다는 신중론도 감지된다. 특히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남북 단일팀을 두고 제기됐던 '공정의 시비'가 또 다시 재현될 수도 있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한일관계를 회복 할 동력 마련도 역시 만만치 않다. 도쿄올림픽 협력을 통해 한일관계 개선의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지만, 이번 대선 참패는 민감한 위안부 문제 등 정부가 국민들을 설득시켜 나가야 할 사안을 추진하는데 있어 '정치적 자산'이 줄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일본의 지지통신도 8일 "피해자 중심주의를 표방하는 문재인 정부가 징용공(강제징용 피해자의 일본식 표현) 문제 등에서 원고와 여론의 반발을 무릅쓰고 일본에 양보하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지지율 하락과 권력누수 조짐에 문재인 정부가 대일 강경 카드를 꺼내들 수도 있다는 주장도 있다. 참고로 지난 2012년 이명박 전 대통령이 독도를 전격 방문했을 당시 일부 정치권에서는 임기 말 하락하는 지지율의 '깜짝 반등'을 노렸다는 지적을 내놓기도 했다.
대중, 대미 사안도 쉽지 않다. 중국은 한국의 정권이 교체될 경우 문재인 정부의 '3불 약속'(사드 추가배치, 미국 미사일방어 체계 가담, 한미일 군사동맹 추진을 안 한다는 약속)을 장담할 수 없으며 특히 시진핑 국가주석의 조기 방한을 아예 접을 수도 있다.
동맹국 미국도 한국 정부를 보는 입장이 달라질 수 있다는 평가다. 현재 바이든 행정부가 동맹 강화를 기치로 한국과의 긴밀한 협력을 강조하고 있지만 대북접근 방법과 중국 사안에 대해서는 분명한 온도차가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어려운 상황인 만큼 문재인 정부는 2가지 원칙을 지켜야 한다"며 "먼저 대선을 앞두고 국내 정치적인 목적으로 대외정책을 활용하고 싶은 유혹에 빠질 수 있는데 절대로 그 길은 택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그러면서 "남은 시간 동안 일단 내실을 다지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그중에서도 대북 사안과 관련해 지난 4년간 부족했던 부분을 채워나가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이럴 때일수록 동맹국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게 좋다"며 "중국 등과 새로운 협력 관계를 만들기 보다는 기존 동맹국 관계를 잘 이어가고 강화해 놓는 것이 내년 대선 이후 대한민국을 위해 필요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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