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태현(25)이 포토라인에서 스스로 마스크를 벗고 "피해를 입은 모든 분께 죄송하다"고 밝혔다. 사진은 9일 오전 김태현이 서울 도봉경찰서 유치장에서 검찰로 송치되기 전 포토라인에 선 모습. /사진=임한별 기자

'노원구 세 모녀 살인사건' 피의자 김태현(24)에게 안타깝게 살해된 피해자의 가족이 "세상에 드러난 지난달 25일부터 분노를 함께해 온 국민 여러분의 공분과 두렵고 불안한 마음을 대신하여, 저희는 김태현이 반드시 법정 최고형으로 처벌받기를 간곡히 청원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김태현 살인 사건(노원 세 모녀 살해)의 피해자 유족으로서 가해자 김태현에 대한 엄벌을 통해 국민 안전과 사회정의가 보호받기를 바랍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에 게재됐다.

청원글에 따르면 "저희는 소위 ‘노원 세 모녀 사건’으로 불리는 가해자 김태현의 살인사건 피해자 중 어머니의 형제자매들이다. 언론에서는 ‘노원 세 모녀 사건’으로 말씀하시나, 이를 들을 때마다 가족들의 마음이 무너진다. 가해자의 이름을 따서 ‘김태현 사건’ 등으로 지칭되기를 희망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지난 1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김태현 살인 사건(노원 세 모녀 살해)의 피해자 유족으로서 가해자 김태현에 대한 엄벌을 통해 국민 안전과 사회정의가 보호받기를 바랍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에 게재됐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청원인은 "동생(피해자 중 어머니)은 두 딸이 어릴 때 남편을 여의고 20여년간 온 힘을 다해 살았다. 조카들도 대학에 진학한 뒤 적성을 찾고 성실히 살아가고 있었는데, 악마의 손에 삶이 무너져버렸다"며 "이젠 법정에서 김태현이 얼마나 잔혹한 범행을 계획적으로 저지른 살인자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제2의 범죄가 이 땅을 더럽히지 못하도록 죄에 합당한 엄벌이 선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동생과 조카들이, 다른 어느 곳도 아닌 자신들의 보금자리에서, 반항 한 번 하지 못하고 고통스럽게 숨을 거두면서 느꼈을 공포와 슬픔을 생각하면, 목이 메이고 숨이 막혀오듯 먹먹하여 몇 시간이고 눈물만 흐른다. 저희 유족은 사랑하는 딸의 주검을 마주했을 동생과, 엄마와 동생이 무참히 살해된 장면을 목격했을 큰 조카를 떠올릴 때마다 이들이 겪었을 아픔, 절망감, 분노가 느껴져 바닥을 치고 가슴을 때리며 참담함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마지막으로 청원인은 "그럼에도 동생과 조카들이 겪었을 고통과 두려움을 마주하며 이렇게 국민 여러분께 글을 전하는 이유는, 돌이킬 수 없는 참혹한 범죄를 저지른 가해자가 솜방망이 처벌로 사회에 복귀하여 다시금 유사 범죄라도 저지른다면, 피해자의 유족으로써 슬퍼하기만 하며 가만히 있었던 저희 자신을 용서할 수 없을 것 같아서"라며 "이 사건 가해자 김태현과 같은 잔인한 살인자는 죽는 날까지 사회로부터 철저히 격리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청원은 게시된 지 하루 만인 20일 오후 2시30분 기준 4228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김태현은 온라인 게임에서 만난 여성을 스토킹하다 지난달 23일 서울 노원구 중계동 아파트를 찾아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9일 살인과 주거침입 등 5가지 혐의로 검찰에 넘겨진 김태현의 1차 구속 기간은 지난 18일 만료됐다. 

이에 서울북부지방검찰청은 김태현에 대한 조사가 더 필요하다고 판단, 법원의 허가를 받고 구속 기한을 일주일 연장했다. 구속 기간을 2차례 늘릴 수 없는 만큼 검찰은 다음 주 중 김태현의 법원 기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