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재산의 60%가 국가와 사회로 환원된다. / 사진=삼성전자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보유했던 재산의 60% 이상이 국고와 사회로 돌아간다. 생전 약속한 1조원 대의 사재출연 약속을 넘어선 역대급 사회환원 계획이 이행된 것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홍라희 여사,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상속인들은 28일 삼성전자를 통해 상속세 납부 및 사회환원 계획을 발표했다.

주식 등 재산 상속세만 12조원… 역대 최고

먼저 유족들은 이건희 회장이 남긴 삼성생명, 삼성전자, 삼성물산 등 계열사 지분과 부동산 등 전체 유산의 절반이 넘는 12조원 이상을 상속세로 납부할 계획이다.


정확한 액수를 공개하진 않았지만 주식에 대한 상속세만 11조366억원이며 부동산에 대한 상속세까지 합하면 12조원 중반대 가량이라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지난 2019년 국내 총 상속세 납부액이 3조6000억원던 점을 감안하면 3배 이상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이는 국내는 물론 전세계적으로도 역대 최고 수준의 상속세 납부액”이라며 “유족들은 연부연납 제도를 통해 올해 4월부터 5년간 6차례에 걸쳐 상속세를 분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역대급 사회환원 계획도 내놨다. 먼저 유족들은 의료분야에 총 1조원 기부하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자태가 장기화된 가운데 이를 극복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을 위해 7000억원을 기부한다. 이 가운데 5000억원 한국 최초의 감염병 전문병원인 '중앙감염병 전문병원' 건립에 사용된다.

소아암·희귀질환에 걸린 아동을 위해서도 3000억원을 내놓는다. 백혈병·림프종 등 13종류의 소아암 환아 지원에 1500억원, 크론병 등 14종류의 희귀질환 환아들을 위해 600억원을 지원할 방침이다. 치료제 연구를 위한 인프라 구축 등에도 900억원이 투입된다.

유족들은 서울대어린이병원을 주관기관으로 하는 위원회를 구성해 소아암, 희귀질환 어린이 환자 지원 사업을 운영하기로 했다.

사재 1조원 의료분야 기부… 미술품 기증도

이건희 회장이 생전 수집한 미술품 1만1000여건, 2만3000여점도 국내에 기증한다. 지정문화재 60건을 포함해 국내에 유일한 문화재 또는 최고 유물과 고서, 고지도 등 개인 소장 고미술품 2만1600여점은 국립박물관에 기증한다.

근대 미술품 1600여점은 국립현대미술관 등에 기증하고 자지체 미술관에도 유명 작가들의 작품이 기증된다. 모네, 피카소 등 해외 유명작가들의 작품도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유족들은 생전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상생 노력’을 거듭 강조한 이건희 회장의 뜻에 따라 다양한 사회환원 사업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기로 했다.

이건희 회장은 생전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함은 물론 사회가 우리에게 기대하고 있는 이상으로 봉사와 헌신을 적극 전개할 것”, “인류의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은 기업의 사명”, “문화유산을 모으고 보존하는 일은 인류 문화의 미래를 위한 시대적 의무”라고 강조하며 사회와의 '공존공영' 의지를 담아 삼성의 각종 사회공헌 사업을 주도해 왔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 관계사들도 기존에 진행하고 있는 사업 외에도 다양한 사회공헌 방안을 추진해 사업보국이라는 창업이념을 실천하고 ‘새로운 삼성’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삼성 관계자는 “이번 상속세 납부와 사회환원 계획은 갑자기 결정된 게 아니라 그동안 면면히 이어져온 정신을 계승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