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전준철)는 25일 조 의장을 비롯한 그룹 관계자 3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지난 2월 최신원 회장이 2235억원 규모의 횡령·배임혐의로 구속된 지 3개월 여 만이다.
조 의장 등 4명 불구속 기소
조 의장은 최신원 회장과 공모해 SKC에 총 900억원의 피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조 의장은 2012년과 2015년 SK텔레시스의 유상증자에 SKC가 각각 199억원, 700억원을 투자하게 했다.
2012년은 SK텔레시스가 부도직전인 상태였고 2015년은 자본잠식에 빠진 상황이었다. 하지만 조 의장은 SKC 사외이사들에게 자구방안 등을 허위·부실로 꾸민 자료를 줘 투자결정을 하게 만들었고 회사에 손해를 입혔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조경목 SK에너지 대표이사(당시 SK재무팀장)와 최태은 SKC 전 경영지원본부장도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와 함께 안승윤 SK텔레시스 대표도 분식회계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그는 2015년 SK텔레시스 유상증자 과정에서 수립한 사업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게 되자 152억원 상당의 자산을 부풀리거나 지출 비용을 줄이는 식으로 허위 재무제표를 작성·공시한 혐의를 받는다.
일련의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는 지난 2018년 금융정보분석원이 SK 네트웍스를 둘러싼 수상한 자금 흐름을 포착하면서 시작됐다.
검찰은 장기간 계좌 추적 끝에 지난해 10월 SK네트웍스와 SKC 본사, SK텔레시스, 최 회장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하고 회사 임직원들을 불러 최 회장의 비자금 조성 지시 여부를 확인한 뒤 2월 구속했다.
최태원 회장은 '무혐의'
최 회장은 자신이 운영하던 6개 회사에서 2235억원을 횡령·배임한 혐의를 받는다. 개인 골프장 사업 추진과 가족 및 친인척 등에 대한 허위 급여 지급, 호텔 빌라 거주비 지급, 개인 유상증자 대금 납부, 부실 계열사 자금 지원 등의 명목이다.
최 회장은 지난 3월 재판에 넘겨졌다. 하지만 검찰은 SK그룹 수뇌부로 수사 범위를 확대했고 조 의장 등을 불구속 기소하기에 이르렀다.
다만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유상증자 참여를 사전에 승인했지만 구체적 과정을 보고받거나 배임에 가담했다는 증거가 확인되지 않아 서면조사 후 무혐의 처분됐다.
검찰은 “수감 중이던 최태원 회장이 최신원 회장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경우 상속재산 및 경영권 분쟁 발생을 우려해 유상증자 참여를 사전 승인해 준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최신원 회장은 최종건 SK그룹 창업주의 둘째 아들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사촌지간이다.
재판부는 최신원 회장에 대한 재판을 9월까지 마무리한다는 입장이다. 재판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유영근)는 지난 3월30일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구속기간 내 사건을 처리하는 것이 재판부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의 구속 만기는 9월4일이다.